사회 사회일반

면역거부반응 없는 ‘인공심장판막’ 수술 첫 성공

국내 연구진이 면역거부반응이 거의 없는 ‘인공심장판막’을 세계 최초로 개발, 이를 인체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서울대병원(김기범 소아청소년과·김용진·임홍국 흉부외과 교수팀)은 사람과 동물 이종(異種)이식의 가장 큰 문제로 꼽혔던 면역거부반응을 최소화한 차세대 인공심장판막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판막은 돼지의 심낭 조직을 이용해 만들었지만, 특수 면역 및 화학 고정처리 기법으로 면역거부반응을 개선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기범 교수는 “기존 인공심장판막과 비교했을 때 우수한 혈액운동과 내구성을 확보했다”며 “판막 교체 주기가 빨랐던 예전과 달리 인공심장판막의 수명을 연장해 재수술률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연구진에 따르면 2011년 이 판막을 양에 이식한 결과 6개월 이상 정상적인 모양과 기능을 유지했다. 지난 2월에는 선천성 심장질환 탓에 수차례 수술을 받았던 20대 초반 여성 환자 A씨의 폐동맥판막 부위에도 이 판막을 이식했다. 어릴 때부터 복합 심장 기형을 갖고 있던 A씨는 폐동맥판막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혈액이 우심실로 역류하는 상태였다. 차세대 인공심장판막을 이식한 후 A씨의 혈액 역류 증상은 사라졌고, 시술 4일째에는 합병증 없이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번 수술은 가슴을 열지 않고 간단한 스텐트(가는 수술용 관) 시술로 이식에 성공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가슴을 여는 대신 사타구니 혈관에 도관을 넣어 도관을 따라 판막을 감싼 스텐트를 활용해 이식했다.

이번 시술에는 태웅메디칼과 함께 개발한 ‘니티놀 스텐트’란 의료기기가 이용됐다. 김 교수는 “연구 성과에 관한 모든 원천 기술과 특허는 태웅메디칼에 이전했다”며 “세계 최대 규모 판막회사로부터 기술 이전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차세대 인공심장판막의 국산화와 기술선점을 위해 뿌리쳤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환자 9명에게 추가로 차세대 인공심장판막을 이식할 예정이다. 또 판막의 적용 범위를 폐동맥판막뿐 아니라 대동맥판막 등 모든 판막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왼쪽부터 김기범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용진 흉부외과 교수, 임홍국 흉부외과 교수왼쪽부터 김기범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용진 흉부외과 교수, 임홍국 흉부외과 교수




김민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