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기금·수수료 폐지로 기업부담 덜어주려는 중국

중국 정부가 기업 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현재 개회 중인 전국인민대표대회 보고에서 세제개혁과 정부기금 취소, 18개 수수료 면제 등으로 올 한해 총 5,000억위안(약 90조원) 이상의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기업 기(氣) 살리기는 올해만의 반짝 행사가 아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중앙정부 차원에서 기업이 내는 수수료를 427건이나 없애고 정부기금도 면제해줬다.

이렇게 해서 기업들이 절약한 비용이 연간 17조원에 달한다. 지방정부 역시 최근 600여건의 행정수수료를 감면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상하이 등 10개 도시와 5개 국가산단에 입주한 첨단기술 기업의 법인세를 대폭 깎아주는 조치를 취했다. 일반기업보다 10%포인트나 낮은 15%만 내도록 했다고 한다. 중앙·지방정부 할 것 없이 규제 완화에 감세까지 해주며 기업 부담을 덜어주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제를 살리려면 기업들이 잘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기업 쥐어짜기에 바쁜 우리 실정과는 딴판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낸 각종 법정부담금 등 준조세 규모는 45조원에 달해 처음으로 법인세를 넘어섰다. 기부금을 비롯해 청년희망펀드 등 정부가 반강제적으로 할당하는 사업 재원, 사회공헌지출 등을 빼도 이렇다.

이런 부담까지 포함하면 5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기업이 봉인가'라는 푸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준조세 등 기업 부담이 늘면 투자 여력이 줄고 결국 경제 체력마저 떨어뜨린다. 무엇보다 지금 기업들은 매출·이익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쌓여가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정부나 지자체는 도와주기는커녕 기업들에 손 벌릴 궁리나 하고 있지 않은가. 이래서는 기업경쟁력도, 경제활력도 쉽게 나아지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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