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틀간 취약점 극복?… 알파고 진화 여부도 변수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 간 5차전의 주요 변수 중 하나는 알파고가 단시간 만에 얼마나 진화할 수 있느냐다.

이미 이 9단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하루 이틀 간격으로 네 차례 치러진 대국에서 매번 새로운 면모를 보이며 알파고의 무한 연산능력을 흔들어댔다. 특히 13일의 제4국에서는 기존의 이세돌식 기풍을 벗어난 실리 바둑의 전략을 선보여 해설자들로부터 "이세돌이 자신을 극복했다"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알파고는 해당 대국들에서 조금씩 다른 전략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대국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점 더 실수와 허점을 보이기 시작했다.

따라서 알파고가 지난주 말 대국 후 이틀 동안 얼마나 자신의 취약점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느냐에 15일 제5국의 향방이 크게 엇갈릴 수 있다고 AI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는 알파고가 강점으로 내세운 자체 학습법인 '딥 러닝' 기법의 성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알파고가 비록 10여대의 슈퍼컴퓨터 등을 두뇌로 삼고 기존의 기보들을 스스로 재학습해 승부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을 지녔다고 하지만 대국 한 판에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은 경우의 수를 갖고 있는 바둑의 특성상 불과 이틀 새 지난 네 차례의 경기를 근거로 방대한 자기학습작업을 완성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알파고 개발팀이 연산논리 체계의 일부 변수값 등을 바꾸거나 새로운 버전의 알파고를 선보일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자칫 악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정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과의 승리 뒤 쉴 새 없이 강화학습을 시켜 이번 경기에 최적화한 AI가 현재의 알파고"라면서 "이런 최적화 버전의 파라미터(parameter)를 갑자기 만지면 결과가 더 나빠질 확률이 더 좋아질 확률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허사비스도 "모든 대국에서 같은 버전의 알파고를 쓴다"고 못 박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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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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