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TK 공천학살 현실화되나...유승민 김학용 공천여부 주목

이한구 "당 정체성 부합해야...야당과 개혁공천 경쟁"

15일 발표 예상..TK현역 하루에 4명 무더기 컷오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야당과 개혁공천 경쟁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당 내부 분위기가 ‘올 것이 왔다’며 초긴장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만큼 물갈이 폭을 넓히겠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다. 실제 이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늦게 추가 공천심사 결과 발표를 통해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 등 5명의 현역 공천배제 명단을 발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TK지역에서는 주 의원을 포함해 서상기(대구 북을), 권은희(대구 북갑), 홍지만(대구 달서갑) 등 4명의 현역이 한꺼번에 공천 배제됐다.


이 같은 결과는 이 위원장이 공천배제 기준으로 당 정체성 부적합자와 다선의원, 품위 등의 3가지를 밝힐 때부터 일정 예고됐다. 당 정체성 부적합자로는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을 지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여기에다 유 의원과 가까운 TK지역의 권은희(대구 북구갑) 의원 등도 함께 공천배제 될 것으로 예상됐고, 곧 현실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15일 예정된 나머지 지역에 대한 공천결과 발표 때 유 의원의 공천배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회의에서 유 의원의 공천배제를 요구해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공관위원은 유 의원을 공천 배제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을 앞당길 수 있어 신중 모드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위원장 등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취지의 국회연설로 논란을 야기한 유 의원은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며 공천배제를 강력히 요구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유 의원을 공천배제 시키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정치인을 찍어내는 게 되기 때문에 수도권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표심 이탈이 예상된다”며 “더구나 유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대구에서 당선이라도 되면 대구 민심이 대통령을 ‘컷오프’ 시킨 결과가 되기 때문에 남은 국정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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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또 영남권과 그 외 새누리당 강세 지역 다선·고령 의원들의 낙천을 시사하는 언급도 했다. 이 때문에 경선이나 단수추천이 결정되지 않은 의원들 가운데 영남권 또는 새누리당 강세 지역에서 3선 이상의 다선 의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4선의 정갑윤(울산 중구) 의원과 교육부 장관을 지내면서 국정교과서 논란 과정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5선의 황우여(인천 연수갑)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재직시 박근혜 대통령과 부딪혔던 3선의 진영(용산)의원도 관심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가까운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과 김성태(서울 강서을)의원의 공천여부도 포인트다. 공천배제 현역들이 많아지면 이들이 일제히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어 총선구도가 걷잡을 수 없는 형국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아마 상당한 정도의 갈등이나 충돌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것을 못 넘어서면 개혁 공천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분당사태 전 의석수(127석) 기준 32%(41명)의 현역의원이 탈당하거나 컷오프(공천배제) 됐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날 기준 17명의 현역의원만 공천배제 돼 야당과의 공천경쟁에서 밀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더민주와 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24명을, 불출마 의원(17명)을 합쳐도 7명을 추가로 탈락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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