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로봇이 인력 대체…英 RBS 550명 감원

25만파운드 미만 투자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영국 최대 국영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투자업무를 로봇이 대신하는 로봇자문(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확대하고 최대 550명의 인력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경비절감 차원에서 진행됐으며 RBS는 투자자문역 220명, 보험상품자문역 200명 등을 감원하기로 했다.

RBS는 이와 함께 당초 10만파운드(1억7,023만원) 이상 투자한 고객에 한해 이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앞으로 25만파운드 이상 투자자만 사람이 직접 투자자문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신 이 금액에 못 미치는 투자자에 대해서는 온라인에서 로봇이 투자자문을 대신하게 된다. RBS는 이와 함께 '보호자문(protection advice)' 부문에 대해서도 200명 감원에 나설 계획이다.

RBS가 투자자문 인력을 축소한 것은 최근 온라인 상담이 확산되고 투자자문에 대한 책임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영국 대형 은행의 창구 상담 과정에서 고객에게 투자손실을 입게 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물게 된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창구 투자자문역이 줄고 있는 추세다. 로봇자문 서비스는 은행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재정 상황을 밝히면 그에 맞는 투자상품을 안내하고 일정한 수수료를 내면 업무도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국에서는 넛메그 등 자산관리 서비스 사이트들이 속속 등장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RBS를 제외한 다른 대형 은행들도 저비용으로 소액 예금자를 포함한 다수의 투자자를 상대할 수 있는 수단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FT는 다른 대형 은행들도 이와 같은 변화를 결국 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로봇자문 서비스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현재 로봇이 제공하는 투자자문의 성격이 '자문'인지 '투자안내'인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제공한 자문이 고객 개인의 상황에 부적합하다는 것이 증명되면 오히려 고객 항의나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안전망도 아직 없다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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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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