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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최태원 SK 등기이사 복귀 찬반 결정"

16일 내부 투자위 개최...최 회장 현장 복귀 찬반 여부 결론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반대 의결권 행사할 것" 분석 제기

재계, "최 회장 현장 경영 복귀에 엄격한 잣대 들이대선 곤란" 반박

국민연금이 16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현장 경영 복귀에 대해 찬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SK그룹의 지주회사인 (주)SK의 2대 주주이며, (주)SK는 오는 18일 주주총회에서 최태원 회장의 사내 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14일 “최 회장은 배임 등 사유로 형사 처벌을 받았던 전력이 있어 연금 내부 의결권 행사지침에 따라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며 “아직 의사 표명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18일 주총에서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지침 27조는 ‘법령상 이사로서의 결격사유가 있거나,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우려가 있을 경우 국민연금은 사내이사(등기인사) 후보 안건에 반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투자위는 강면욱 신임 기금운용본부장이 주관하고 기금본부 실장급 인사들이 참여한다.


국민연금은 보통 사회적 관심사가 크거나 찬반 의견이 맞설 경우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에 결정을 위임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번 안건에 대해선 의결권 전문위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SK 등기이사 복귀 안건에 대해 사실상 반대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의 관계자는 “16일 회의를 열어 논의를 해봐야 결론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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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SK그룹 오너로서 책임 경영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인 만큼 국민연금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선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지난 주 외국인 주주들에게 최 회장 등기 이사 선임 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지만 이는 국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과 산업 현실을 감안하지 못한 요구”라며 “최 회장이 오너로서 현장에 복귀해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을 기다리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우호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주)SK의 우호세력 지분은 최대주주인 최 회장(23.4%)을 비롯해 30.86% 정도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은 8.57%이며 그외 기타 주주와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 각각 37.57%, 23%다. 이 때문에 실제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등기 이사 복귀를 반대하더라도 안건을 부결시키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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