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시리아서 철군… 푸틴의 속내는

전쟁비용·서방관계 악화 부담에

평화회담서 알아사드 정권 압박

반군 합의 유도… 내전 종식 의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돌연 시리아에서 주요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군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러시아가 철군을 결정함에 따라 5년을 끌어온 내전사태가 극적 전환점을 맞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변덕스러운 푸틴의 발언을 믿을 수 없다며 실제 철군이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선도 만만찮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에서 국방·외무장관과 회의를 열고 15일부터 시리아 내 러시아군의 주요 병력을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 푸틴은 "러시아군은 시리아에서 목적을 달성했다"며 "러시아의 지원으로 시리아 정부군은 테러리즘에 맞서 싸울 힘을 키웠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는 휴전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시리아 북서부 라타키아에 있는 공군과 해군을 그대로 남겨두겠다고 밝혔다.

푸틴은 알아사드 대통령에게도 철군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대통령에게 철군 결정을 알렸다"고 밝혔으며 알아사드 대통령도 러시아 철군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철군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의 이번 결정이 알아사드 정권을 압박해 시리아 내전을 끝내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전쟁비용 증가와 서방과의 관계악화 등 부담에 시달려온 러시아가 이날 재개되는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과 합의를 보도록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줄리엔 바네스 데이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소속 선임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이 평화회담 재개와 동시에 철군을 발표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이번 회담에서 내전 해결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동안 러시아군의 지원으로 알아사드 정권이 내전에서 주도권을 잡은 것도 철군 이유로 거론된다.

미국은 러시아의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철군 발표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해 러시아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면서도 "러시아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군 측은 당황스럽다며 실제 철군이 이뤄지기까지는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리아 반정부대표단인 고위협상위원회(HNC)의 살렘 알메슬레트 대변인은 "이번 결정의 의미를 확인해야 한다"며 "러시아 철군 결정은 긍정적이지만 병력철수인지 단순히 전투기 숫자만 줄이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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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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