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군살 빼는 삼성, M&A했던 기업도 다시 팔았다

중복·사양기술 사업 정리위해

AP개발 '나노라디오' 재매각


삼성전자가 전략적으로 인수합병(M&A)했던 기업까지 다시 팔았다. 군살 빼기의 일환이다.

16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인수했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업체 나노라디오(Nanoradio)를 최근 해당 회사 임직원들에게 다시 팔았다.

거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M&A한 지 불과 3년여 만에 다시 회사를 내다 판 셈이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나 퀄컴의 스냅드래곤칩을 말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나노라디오는 AP 관련 개발 업체로 해당 기술을 더 이상 쓰지 않게 돼 팔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노라디오는 삼성전자의 M&A 실적을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상이었다. 직원 수가 60여명으로 소규모이지만 기술력이 있는 회사라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인수 당시 업계에서는 "나노라디오의 기술을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S'와 태블릿 PC인 '갤럭시탭'에 도입하면 배터리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좀처럼 해외기업을 인수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는 하찮은 것이 아니며 삼성전자가 부품과 설계기술을 인수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나노라디오 인수 이후 관련 기술을 충분히 습득한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특히 전격적으로 M&A했던 기업을 3년여 만에 되팔았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 측은 정확한 매각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나노라디오의 기술을 앞으로 쓰지 않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이 중복이나 사양기술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노라디오를 처분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군살을 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불요불급한 비용을 줄이고 있고 해외 연구개발(R&D) 거점도 최근 1년 새 10% 정도를 감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에 나노라디오와 CSR 등 5개의 업체를 M&A했고 2013년에는 4개, 2014년에는 업체 5개를 사들였다. 지난해는 삼성페이의 원조인 루프페이와 심프레스 등을 매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사적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부분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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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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