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로봇·스마트카 강국 부상하려면 부품의 '메이드 인 코리아' 시급

IT분야 선도국가 불구 고가의 부품 수입해 사용

가격경쟁력 등 뒤처져

기술개발·정책지원 등 새로운 돌파구 찾아야

KAIST가 개발한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

지난해 6월 미국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기구(DARPA)가 주최한 재해대응 인간형 로봇 국제대회를 마친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KAIST에서 개발한 휴보(HUBO)에 1위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3개 팀을 대회에 출전시킨 일본의 최고 성적은 10위에 불과했다.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인 휴보는 세계적으로 한국 로봇 기술을 알린 일등공신이다.

올해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도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다. 휴보는 장애물 넘기 등 여덟 가지 재난구조 과제를 44분 만에 마칠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 걷고 뛰고 심지어 춤까지 춘다.

하지만 제2, 3의 휴보를 위한 발걸음은 매우 더디다. 미국과 중국·일본 등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수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로봇을 생산하는 국가지만 추가 산업발전을 위해 수출·정책지원 등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시장 규모는 전체의 1.5% 수준이다.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270억달러(약 150조8,700억원)에서 오는 2017년에는 약 1,650억달러로 연평균 1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없는 국내 현실은 녹록지 않다.

'메이드 인 코리아' 로봇은 현재 가격경쟁력과 제품신뢰도 부분에서 해외 제품에 크게 뒤처져 있다. 유럽 등에서 고가의 주요 부품을 수입해 사용하는 탓이 크다. 업계에서는 "한국 로봇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부품 국산화 문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의료로봇 분야도 마찬가지다. 김계리 KIST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다빈치 수술로봇처럼 기술과 제품의 상업적 가치가 검증되면서 세계 의료로봇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재활·간병 관련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연구단계며 상용화된 제품도 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성공을 거뒀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전자·자동차 업체 간에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스마트카 분야도 구글 등 앞선 회사를 뒤쫓기에 바쁘다. 미국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카 개발을 선언해 자동차산업에 진출했고 독일은 벤츠·BMW· 보쉬·콘티넨탈이 협업에 나선 상태다. 포드는 최근 주목받는 이동성 분야를 전담할 자회사 '포드스마트모빌리티'를 설립하고 관련 분야를 이끌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친환경자동차와 스마트자동차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과 파워트레인 등 핵심부품 개발에 3년간 총 13조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후발주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전자업체를 대표하는 삼성과 세계 5위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 등 굴지의 기업이 존재하고 어느 나라보다 뛰어난 IT 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이 로봇 분야에서 너무 제 색깔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강점을 살린 기술개발과 투자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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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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