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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판)[트래블로그] 독도가 자기땅이라는 日시마네현, 관광객 1위가 한국?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 중의 하나는 이즈모다. 일본의 동해안 쪽 시마네현에 있는 조용한 마을이다. 이즈모 안에서도 동해 쪽으로 툭 튀어나온 반도의 히노미사키 등대와 바다의 아름다움은 어디 비할 데가 없다. 한국에서도 아주 가깝다. 지금에야 오사카 등의 공항을 통해 다시 돌아 나와야 하지만 과거에는 경상도에서 동해를 건너면 바로 이즈모 해안이었다. ‘연오랑 세오녀’가 바다를 건너가 정착한 곳도 이즈모라는 설이 유력하다. 이즈모 창조설화에도 스사노오라는 ‘신’이 신라 쪽에서 건너온 것으로 돼 있다.

이즈모는 이렇게 한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껄끄러운 사이다. 바로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시마네현 때문이다. 시마네현의 현 소재지는 이즈모에서 떨어진 마쓰에지만 이즈모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이즈모 하면 시마네현, ‘다케시마(독도를 일본에서 부르는 이름)의 날’ 행사 등으로 연관된다. 지난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에는 정부에서 차관급 인사가 참여했다. 말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행사로 별 상관하지 않는다면서 실제로는 일본 정부가 적극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 어떤 행사를 하는 데 한국에서 꼭 반응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런 시마네현을 한국이, 적어도 한국인 관광객이 먹여 살리고 있다면 이는 재고해봐야 할 문제다. 일본정부관광국(JNT0)에 따르면 지난해 시마네현에서 숙박한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일수 321만일 가운데 한국인이 16%나 됐다. 국적별로는 대만인(24%)에 이어 2위다. 모래사구로 유명한 이웃 돗토리현의 외국인 숙박일수 294만일 가운데 49%가 한국인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시마네현의 최대 고객도 한국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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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400만명으로 전년 대비 45.3%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국에 온 일본인 관광객이 183만명으로 19.4%나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일본 인구가 한국의 2.5배에 달하는 것에 대비하면 불균형은 더 큰 무게로 다가온다. 게다가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일본에서 여행경비로 총 3,008억엔을 소비했고 이는 전년대비 43.9%가 늘어난 것이다. 반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은 한국 관광에서 4,336억원(신용카드 지출 기준)을 써 전년 대비 25.1%나 줄어들었다.

한일 관광수지는 점점 한국에 불리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여행사들은 여전히 일본 관광상품 판매에 사활을 건다. 다른 지역보다 이익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최근 쏟아지는 일본 벚꽃여행 상품이 대표적이다. ‘내가 내 돈을 쓴다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냐’ ‘너나 잘해라’는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자가 최근 만난 일본 여행업계 인사들의 만면에 띈 웃음이 기억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chsm@sed.co.kr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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