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클린턴·트럼프 압승… 여성 vs 아웃사이더 현실되나

美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

클린턴, 오하이오 등 5개州 전승… 대세론 넘어 후보 지명 거의 확정

트럼프는 6개 지역 중 5곳 휩쓸어 루비오 포기… 공화, 낙마에 총력


미국 대선 경선의 분수령 중 하나인 15일(현지시간)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압승을 거뒀다. 오는 11월 대선 본선 무대도 미국의 사상 첫 여성 대권주자와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의 맞대결로 펼쳐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은 플로리다ㆍ노스캐롤라이나ㆍ오하이오ㆍ일리노이ㆍ미주리 등 5개 주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공화당 6개 지역 경선에서는 트럼프가 플로리다ㆍ노스캐롤라이나ㆍ일리노이ㆍ미주리주와 미국령 노던마리아나제도를 휩쓸었고 존 케이식 오하이오주지사가 오하이오에서 승리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플로리다 주에서도 패배하자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날 경선 결과로 클린턴 전 장관은 대세론을 거의 확정 지으며 후보 지명을 위한 9부 능선에 올라섰다. 특히 남부 지역인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흑인 유권자는 물론 히스패닉계의 지지도 확인하면서 날개를 달게 됐다. 반면 버니 샌더스(버몬트) 의원은 전패를 당해 '샌더스 돌풍'에 급제동이 걸렸다. 당초 이변을 기대했던 미주리·일리노이 등 이른바 '러스트벨트(자유무역의 여파로 쇠락한 중북부 공업지대)'에서 각각 0.2%포인트, 1.4%포인트 등 박빙의 차이로 패배한 게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들 지역의 '보호무역주의' 정서를 등에 업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지지했던 힐러리 전 장관의 경력을 집중 공격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힐러리의 풍부한 국정 운영 경험과 안정감, 대선 본선 경쟁력에 힘을 실어줬다. 백인ㆍ젊은층에 국한된 표의 확장성이 근본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경선 레이스 지속을 다짐하지만 역전극은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번 승리로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1,568명(주지사ㆍ의원 등에게 주어지는 슈퍼 대의원 포함)을 확보했다. 이는 과반 대의원(2,383명), 즉 '매직넘버'의 65%에 이른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총 797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서는 트럼프가 사실상 대세를 굳혔다. 막말 파문, 시카고 유세장 폭력사태 등 각종 악재에도 공화당원들의 지지가 확인되면서 추가 경선지역에서도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unstoppable)' 후보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트럼프가 오는 6월7일 경선이 끝날 때까지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공화당 주류는 지도부와 당원이 후보를 지명할 수 있는 '중재전당대회'를 통해 트럼프를 낙마시키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실제 트럼프는 지금까지 대의원 640명을 확보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405명, 루비오 의원 170명, 케이식 주지사 138명 등을 포함할 경우 과반수를 약간 밑돈다.

특히 공화당 주류는 오하이오주에서 승리한 중도보수 성향의 케이식 후보를 집중 지원하며 반(反) 트럼프 전선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가능성은 아직 낮지만 크루즈 의원과 케이식 주지사가 후보를 단일화할 경우 경선판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가 미니 슈퍼 화요일 승리에도 오하이오주에서 패배하면서 누구도 공화당 후보로 확실히 지명되기 어렵다"며 "공화당이 중재 전당대회 모드로 급속히 굴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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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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