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면세점 규제완화 추진에 화장품주 '화색'

특허남발로 수익성 악화 우려

면세점주는 소폭 상승·보합

정부가 서울에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허용하고 특허 기간도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면세점 관련 주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다만 이번 면세점 규제완화가 시장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해 관련주들은 소폭 상승 또는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면세점 전쟁에서 탈락한 SK네트웍스와 롯데쇼핑의 주가는 각각 2.50%와 2.78%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특허심사에서 면허를 취득한 두산은 -2.31% 하락했다. 두산과 함께 지난해 특허취득을 한 신세계와 호텔신라도 각각 0.69%와 0.14%씩 떨어졌다.

파격적인 규제완화 가능성에도 면세점주가 큰 반응이 없는 것은 특허 남발에 따라 면세점 시장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지효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면세점이 신고제로 변화하면 단기적으로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자본력이 있는 업체들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독점적인 지위를 부여 받는 기존 면세점 업체들의 수익성은 대체로 경쟁시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 호텔신라의 지난해 1·4분기 면세점 영업이익률은 1.9%에 그쳤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가량 낮아진 수치다. 면세점 시장 1위 업체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8%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이 추가되면 업체당 평균 수익성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은 독점적 성격이 강한데 경쟁 강도가 심해질수록 수익성이 악화하기 마련이다. 또 샤넬과 에르메스·루이비통 같은 명품 브랜드들은 일부 면세점에만 제한적으로 입점하는 탓에 후발 면세점이 불리하다는 관측도 있다.

반면 면세점에 입점하는 인기 브랜드 주가는 선전하고 있다. 이날 대표적인 면세점 화장품 입점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3.86% 오른 1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생활건강도 2.85% 상승해 종가 93만7,000원을 기록했다.

경쟁자가 늘어나는 면세점에 비해 이들 화장품 업체는 가장 큰 매출원인 면세점 판매 채널이 확장된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4·4분기 국내 화장품 매출 8,782억원 중 면세점 매출 비율은 32%(2,801억원)로 전문점·백화점·온라인 등 여러 판매 채널 가운데 가장 높았다.


관련기사



박호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