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일자리 난국과 상념-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장


얼마 전 20~30대 가구 소득이 감소했다는 뉴스를 봤다. 요즘 일자리 구하는 것이 '하늘에 별 따기'인데 그나마 구한 일자리가 정규직이 아니어서 소득이 감소했단다. 요즘 젊은이들은 힘들게 공부해서 들어간 대학에서 취직준비로 세월 보내고 졸업 후에도 계속 취업 준비 중이다. 취업전쟁이다.

기성세대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지금의 청년세대를 낳아 길렀던 경제 역군들은 늙고 있다.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이미 은퇴했거나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자식세대는 일자리를 못 구하고 있는데 부모세대는 일자리를 잃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65세 이상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하니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도 경제성장에 익숙한 우리에게 '저성장'이라는 단어는 생소하지만 경제도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성장도 유지하고 일자리도 만들 수 있는 방안이 쉽지 않다. 성장이 둔화되면 새로운 일자리는 만들어지지 않고 소비는 감소한다. 혹여 저성장의 악순환으로 진입할까 우려된다. 불과 몇 년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가계저축률이 최근 올랐단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준비이지만 거시적으로 소비와 내수가 위축될 수 있어 반갑지만은 않다. 그나마 있던 일자리도 위태롭다.

우리는 탈산업화로 제조업이 위축됐던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 그렇다고 과거보다 우리의 삶이 편하거나 안락하게 변한 것 같지 않다. 생활의 경쟁 정도와 속도가 더해져 살기 힘들어진 측면도 있다. 계층 간 소득 격차가 더 벌어져 사회적으로 불안감과 불신은 심화되고 있다. 인류가 농업혁명을 통해 수렵채취생활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사람들의 생활이 나아진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수렵채취사회보다 농경사회에서 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일했지만 배고픔은 여전했다고 한다. 탈산업화 이후 우리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아직 손에 잡히는 것이 없지만 정부는 일자리 만들기에 골몰하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와 고령화 대책은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많은 국민들이 원하는 만큼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게 유일한 답이다. 제조업은 다시 살리고 노동집약사업에 대한 선택적 지원도 필요하다. 일자리 공유도 좋고 일자리 만들기도 좋다.

방법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일자리 만들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매우 중요하다. 일자리 만들기에는 너와 내가 있을 수 없다. 기업·정치권과 노동계, 그리고 국민 모두가 뜻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 조금 부족해 보였던 방안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