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바닥 다진 국제유가… '원유 ETF'에도 봄바람

수익률 꿈틀… 美 에너지기업 주가 추종 '국내외 ETF' 주목하라

바닥 다진 국제유가… '원유 ETF'에도 봄바람



美 금리인상 속도조절 등 원자재값 긍정 모멘텀 기대

안정성 원하면 '글로벌 에너지 섹터ETF' 투자 바람직

고수익 추구 땐 美 자원개발 섹터·러 주식 ETF 편입

상품마다 환변동 위험·구성종목 달라 꼼꼼히 따져야


올 들어 국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며 유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꿈틀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저유가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국내외 유가 관련 ETF의 수익률은 최근 1개월 사이 모두 플러스로 돌아섰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정상화 속도를 늦추겠다고 밝힌데 이어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4.5% 상승한 배럴당 40.20달러에 마감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반등의 수혜를 누리려면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증시에 상장된 ETF는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고 선물 기간구조, 시중금리 등 ETF 상품의 특성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만큼 실제 투자에 나설 때는 본인의 투자성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의 지지선이 20~30달러대에서 30~40달러대로 상향조정되고 있다"며 "유가관련 ETF 투자는 유가가 40달러 일 때는 유가 민감도가 높은 상품을 담고, 유가가 50달러 선에 근접하면 ETF 편입 기업의 펀더멘털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가 바닥을 다지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유가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증권가에서는 최근 국제 유가 반등을 놓고 단기 고점에 달했다는 보수적인 관측과 50달러 선까지는 무난하게 돌파할 것이라는 긍정론이 팽팽히 맞서왔다. 하지만 최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3개월만에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국제 유가가 이제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 유가가 지난해 말까지 뚜렷한 방향성 없이 낮은 가격대를 유지해 유가 반등에 과감하게 베팅하지 못했던 투자자들도 국제 유가 관련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국제 유가가 바닥을 쳤다고 보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먼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불일치가 완화되면서 유가를 압박했던 달러 강세도 약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올 금리 인상을 4회에서 2회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유가급락과 중국 경기 둔화, 유럽은행의 실적 악화 등으로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금리 정상화 속도를 늦추면 유럽, 일본, 중국이 추가 부양책을 쓸 여력은 커진다"며 "이는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전반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유국들 간 생산량 동결 움직임도 유가 반등에 힘을 싣고 있다. 전 세계 산유량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15개 산유국은 지난 4월 17일 카타르에 모여 생산량 동결 합의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량이 시추활동 위축으로 늘지 못하는 점과 최근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의 원유 증산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기 힘들다는 점도 유가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 반등 추세를 염두에 두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을 권했다.

국제 유가 상승 수혜를 받는 에너지·자원 개발 기업들이 주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만큼 정보 비대칭 위험이 큰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보다는 이들 기업의 주가와 산업 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 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조언했다.

다만 개별 ETF마다 △환헤지 △구성 기업 종목 △추종 지수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투자 성향에 따라 ETF의 특성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서울경제신문이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에 의뢰해 국내와 미국에 상장된 유가 관련 ETF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유나이티드스테이츠오일펀드(UNITED STATES OIL FUND)'가 20.2%의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이 상품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ETF로 WTI선물 최근물에 주로 투자한다. 유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만큼 단기투자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국내에 상장된 'Kstarar미국원유생산ETF'가 19.5%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이 상품은 스탠다드앤푸어스(S&P) 에너지 섹터 인덱스 지수를 추종하며 미국에 상장된 원유·가스 탐사 및 생산기업을 모은 지수에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한 합성ETF다.

유가 반등 시 유가보다 초과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지만 에너지 기업들의 부도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알레리안 마스터합자회사(MLP) ETF(ALERIAN MLP ETF)'가 16.5%, '마켓 벡터 러시아 ETF(Market Vectors Russia ETF)'가 16.3%, '마켓 벡터 오일서비스 ETF(Market Vectors Oil Service ETF)'가 15.7%로 3~5위를 차지했다.

알레리안 ETF는 미국 원유·천연가스 기업 중에서도 배당 수익률이 4~6% 정도로 높은 기업에 투자한다. 마켓 벡터ETF는 유가 민감도가 높은 러시아 소재 상장기업 주가지수를 추적한다.

개별 주식의 비중 한도를 8%로 설정해 에너지 기업의 편입 비중은 실제 구성 비중보다 적지만 환율 효과로 인해 유가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다. 국내 상품에서는 'TIGER원유선물특별자산ETF'와 'KODEX미국에너지ETF'가 각각 7%와 3.9%의 수익률로 9위, 10위를 차지했다.

유경하 연구원은 "유가 반등의 수혜를 누리면서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글로벌 에너지 섹터ETF, 높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는 미국 자원개발(E&P)섹터 ETF와 러시아 주식 ETF를 일부 편입할 것을 추천한다"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올라가면 추가 상승의 여지가 작아져 유가 민감도가 낮으면서 미국 셰일 가스 생산량에 업황이 연동되는 MLP ETF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화학주도 모처럼 웃음꽃


KRX에너지화학 업종지수 2,213선까지 회복
개별주가도 상승… 3월 SK이노 12%·S-Oil 13%↑

서민우 기자 ingaghi@sed.co.kr




유가가 반등하면서 국내 정유·화학주도 오랜만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 하락세를 탔던 지난해 8월 1,660선까지 밀렸던 KRX에너지화학 업종지수는 지난 17일 기준 2,213.66포인트까지 회복됐다. KRX 에너지화학 업종지수는 국내 유가 증권시장에 상장된 대형 정유·화학업체 20곳을 모아 만든 지수로 국내 정유·화학 산업군의 주가 흐름을 보여준다.

KRX에너지화학지수는 올 들어서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오락가락했던 지난 2월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가 본격적으로 유가가 반등한 이달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지난달 말보다 11.72% 상승했고 S-Oil도 13.29% 올랐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1.9%)·LG화학(3.8%)·SK케미칼(2.7%)등 도 올랐다.

정유·화학주의 상승세는 유가 상승으로 각사가 보유한 원유 재고 평가이익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유가 상승으로 정유업체들의 재고평가이익이 올 1·4분기에만 2,000억~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제마진 개선으로 실적이 나아지는 점도 호재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만들어 팔 때 남는 이윤이다.

보통 유가가 하락할 때는 비싼 가격에 원유를 사서 싼 가격에 제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정제마진은 악화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저유가 상황에서 구입한 뒤 유가가 올랐을 때는 싸게 사서 비싼 가격에 팔아 정제마진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

이 같은 이유로 정유화학주는 지난해 하반기에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떠난 와중에서도 꾸준히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업체들의 올해 평균 정제 마진은 배럴당 8.4달러로 상승할 전망"이라며 "현재 SK이노베이션, S-Oil 주가에 반영된 정제 마진이 배럴당 4달러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업체들의 석유화학 실적을 좌우하는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제품과 원료 간 가격차이) 확대도 긍정적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RX에너지화학업종의 올해 순이익은 8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6조원보다 35%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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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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