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연말까지 1만5,000명 정리… 수주 가뭄 조선업, 감원 칼바람 분다

정부, 빅3·협력사 인력운용 파악… 수주 잔고 소진에 신규물량 줄어

가동률 감소하며 고용악화 전망

업계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건의


업황 악화로 조선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지만 수주 가뭄이 이어지면서 연말까지 약 1만5,000명이 일거리가 없어 현장을 떠나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용노동부는 조선과 철강 등 고용위기 업종에 대한 현황파악에 나섰다. 고용부는 조선사와 철강회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1~2월 수차례 현장간담회를 실시했다. 조선업의 경우 지난달 울산과 통영에서 빅3 조선사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갖고 인력 운용 현황을 파악했다. 앞서 포스코·동국제강·동부제철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당진과 포항에서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중에서도 조선업의 올해 말 이후 고용사정이 급격히 악화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의 한 관계자는 "대형·중견 조선소를 가릴 것 없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률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조선업은 총 고용인원이 20만명에 달하는 '고용효자' 산업이다. 그동안 거제·통영·울산 등에서 고용창출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4~2015년을 정점으로 선박 건조가 줄어들면서 올해부터는 고용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말까지 1만5,000명가량의 인력이 감축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인력을 빨아들였던 해양플랜트 건조가 연내 대거 마무리되면서 일감이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를 대체한 일감 수주도 씨가 마른 상황이다. 올 들어 국내 조선사의 수주 물량은 21일 현재 현대중공업(현대삼호 포함) 5척과 현대미포조선 1척 등 총 6척, 4억5,000만달러 수준이다. 조선업 전체의 신규 선박 수주가 올 들어 약 5,000억원에 불과한 셈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014년 초 6만7,000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6만2,000명으로 줄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최대 5만명까지 인력을 운용했으나 현재 4만2,000~4만3,000명으로 줄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약 3만명이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인력 규모"라고 말해 추가 구조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조선사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수주해놓은 물량이 많아 인원 감축폭이 크지 않았다"며 "그러나 올해 중으로 대규모 선박 인도가 차례로 진행되면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하는 협력업체 인원부터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서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에 조선업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고용부에 건의한 상태다. 특별고용업종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사업 규모 축소, 폐업 등으로 고용사정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는 업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시행됐다. 현재 조선과 철강업종이 첫 지정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업종으로 지원되면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전직·재취업, 중장년 인턴제 적용 등의 지원방안이 마련된다. 고용부의 한 관계자는 "고용지원조사단을 구성해 업종지원 타당성을 조사하고 고용정책심의회를 거쳐 지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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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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