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청년 일자리, 신기술·신산업서 찾아야

원창희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실장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 간 세기의 바둑대결에서 알파고의 4대1 승리로 끝났다. SF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인간과 로봇의 대결이 실제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상 초유의 장면인 만큼 세계적 관심을 모았다. 참으로 충격적이다. 1,000년을 발전시켜온 인간의 바둑기술이 인공지능에 완패 당했음을 보며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떨칠 수가 없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다'에 86.6%가 동의했다. 인간과의 대결에서 알파고의 승리를 보면서 이러한 국민의식이 더욱 무게를 얻는다. 다행스러운 것은 인공지능의 발달로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새로 생겨나는 직업보다 훨씬 더 많은 직업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씻을 수 없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편리성뿐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을 보장하는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원래 일자리는 산업동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농경사회에서는 농부가 대부분이었지만 산업사회에서는 각종 제조업 분야의 일들이 대폭 확대됐으며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전자·정보·통신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들이 만들어졌다. 청년실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산업동향과 관련지어서 실업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성장이 둔화되고 고용이 포화된 기존 산업에서 청년 일자리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외 소비 위축과 저성장으로 기존 일자리를 두고 자연감원, 강제감원, 일자리 나누기 같은 대체 충원에만 몰입한다면 첨예한 세대 간 갈등과 노사갈등을 유발하고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의 직업전쟁을 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우리는 보다 상생하는 청년실업 대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청년실업의 근본적 대책은 기술혁신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인력수요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알파고를 작동하기 위해 많은 전문 인력을 수반했듯이 정보통신·유전공학·우주항공·의료관광·무공해농산품·사회복지서비스·분쟁해결서비스 등 많은 분야에서 인간의 욕구발달에 부응하는 산업과 기술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게 된다.

신기술에 의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산업과 기술 동향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연구가 필요하고 이를 토대로 기술교육과 훈련이 필요할 뿐 아니라 교육과 훈련이수자가 새로운 기술의 일자리에 취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산업전망·교육훈련·인력채용이 엇박자가 나지 않게 정부·산업계·교육계가 서로 협력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할 것이다. 또한 신기술에 의한 창업이 성공할 수 있는 벤처산업 육성지원과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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