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오월동주 김종인-당주류 터질게 터져"… 총선후까지 풍랑 거셀듯

더민주 '비례순번' 정면충돌

비대위, 총선 앞둬 대표직 거부는 막겠다지만

5월 전당대회서 金대표-주류 일전 가능성

비례14번 당선되려면 당 득표율 29% 넘어야

자택 나서는 김종인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오전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집을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긴급 비대위가 자신의 비례대표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낮추자 "수용할 수 없다"며 '당무 거부'를 이어갔다. /=연합뉴스TV 캡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당 주류의 '허니문 기간'이 끝났다. 김 대표의 칼끝에 공천과정에서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던 주류가 들고 일어났다. 김 대표가 본인을 비례대표 최상위 안정권 순번인 2번에 '셀프 공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해찬 전 총리와 정청래 의원 등 친노무현계와 운동권 인사들이 컷오프될 때도 말을 아꼈던 주류 인사들은 김 대표가 확정한 비례대표 명단을 철회하라며 김 대표에게 반격을 가했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줬던 당 중앙위원회의 반발로 시작된 김 대표의 '당무 거부' 사태에 대해 정치권 대다수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당 비대위는 21일 김 대표가 당무 거부로 불참한 가운데 비공개 회동을 열고 김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바꾸는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14번은 받지 않겠다. 당 대표직을 떠나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성수 당 대변인은 "김 대표가 더 이상 가타부타 아무 말씀 안 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했지만 갈등이 완벽하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 비대위는 김 대표의 마음을 돌려 대표직 거부는 막겠다는 입장이다. 총선을 3주가량 앞두고 파급력이 큰 김 대표의 탈당과 사퇴는 막아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대표의 '셀프 공천' 사태에서 드러난 김 대표와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의 갈등은 총선 이후에도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컷오프된 정청래 의원 등 주류의 반발에 대해 "패권을 행사하려면 똑똑히 하라고 해. 그따위 식으로 하지 마라"며 "사람이 제일 못 견디는 게 인격 모독"이라고 말했다. 주류 의원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김 대표의 비례대표 2번 배정과 보수 인사들의 비례대표 우선순위 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민주에 진영 의원 등 보수 쪽 인사들을 불러들여 당의 이념지도를 '우향우'하려는 김 대표와 야당의 선명성과 '집토끼 이탈'을 우려하는 주류 의원들의 시각차가 명확히 드러난 셈이다. 총선 이후 김 대표로부터 비례 우선 순번을 받은 인사들과 새누리당 출신의 진영 의원, 중도 성향의 박영선·이철희 비대위원 등이 하나의 계파를 형성할 경우 오는 5월 전당대회에서 주류와 일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김 대표가 비례대표 14번 순번을 받고 원내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정당득표율이 29% 이상을 웃돌아야 한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더민주는 28.3%를 기록했다. 이번 사태가 더민주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한 만큼 김 대표는 비례대표 순번을 14번보다 더 앞 순위로 변경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련기사



박형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