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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단기적 원화 가치 상승 흐름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투자의창]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3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 1,840포인트까지 하락한 뒤 현재는 2,000포인트선에 다가섰다. 특히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월 말 기준으로 1,245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1,160원대로 7%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변화됐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완화된 것은 두 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회담 직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기준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자세를 취했다. 유동성 공급 확대 기대감이 투기등급 채권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아시아 지역의 '위험통화'에 대한 선호도를 높였다. 국제유가의 반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한때 배럴당 25달러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현재 4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의 반등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투자 증가는 다시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제 문제는 원화강세 현상이 지속될지 여부다. 달러약세와 유가상승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미국 연준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방침을 바꾸지 않았다. 올해 말 기준금리를 어느 수준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연준의 상당수 위원은 두 차례의 금리 인상(0.875%)을 예상했다.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측한 연준 위원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미국 실질금리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달러 가치가 지속해서 약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다. 국제유가의 상승흐름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원유 재고 수준이 지난 5년의 평균 수준을 줄곧 웃돌고 있어 공급과잉 상태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선언하며 고정투자 증가율 목표치를 지난해와 비교해 4.5%포인트 낮춰 잡은 것도 불안요인이다. 국제 원유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고 있는 점이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올수록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약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결국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올해 내내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큰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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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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