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모범사례 좇아 빨리 움직여야 창업 성공

김종화 봉봉 대표, 아산나눔재단 창업지원센터서 강연

벤처업계 머지않아 '혹한기' 닥쳐

충만한 열정·노력만으로는 부족

시장 맞춤형 '적시적제' 전략 필요

김종화 봉봉 대표s

"독창적인 창업 아이디어가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앞서 성공한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빨리 움직이는 것이 창업의 지름길입니다."

퀴즈 형태의 콘텐츠로 월 1억명이 넘는 방문자를 끌어들이는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회사 봉봉(vonvon)의 김종화(38·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 역삼동 아산나눔재단 창업지원센터 '마루180'에서 열린 청년 창업 강연에서 벤처 아이디어는 '베끼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1990년대 당시 한창 벤처로 성장하고 있던 넥슨·NHN·네오위즈 등을 거친 후 2000년대 여행 정보 서비스인 윙버스, 소셜커머스인 데일리픽을 창업한 후 각각 NHN·티켓몬스터에 수십억 원에 매각해 벤처 업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카카오스토리 기획총괄을 맡다가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 봉봉으로 세 번째 창업을 했다.

그는 창업 성패의 결정적 요인을 '운'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유명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받은 기업도 3년 안에 절반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며 "열정 부족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단언할 수 없으며 노력만으로 안 되는 것이 창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을 넘어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기와 서비스·제품을 정확히 집어내 내놓는 '적시적제(適時適製)' 전략이 필요하다. 윙버스는 당시 패키지 주류의 여행 문화에 대응하지 못해 4년 동안 부진을 겪은 후 2005년 NHN에 매각했다. 김 대표가 NHN에 근무하면서 내놓은 데일리픽은 당시 소셜커머스 인기에 힘입어 창업 5개월 만에 90억원의 가치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청년 예비 창업자들에게 야속한 말이지만 '시장에 맞추기(market fit)'를 충족하지 못하는 사업이라면 절대 창업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벤처 업계에 겨울이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벤처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 젊은 창업자들이 서비스 방문자만 있으면 당장 수익을 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벤처 시장의 사이클로 보면 쇠퇴기가 머지않았다는 것. 김 대표는 "돈을 벌지 않으면 그것은 비즈니스가 아니다"라며 "당장 수익을 낼 수 없고 사업이 국내 시장에만 국한돼 더 이상 클 가능성이 없다면 창업 꿈은 접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봉봉은 '신이 나를 만들 때 뭘 넣었을까' '나의 소울메이트는 누구' 등 15개 국어로 된 콘텐츠를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내놓는다. 글로벌 전체 사용 트래픽 중 국내는 3%에 불과하다. 그는 "창업 전부터 무조건 글로벌 시장, 그중에서도 미국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며 "봉봉도 네티즌의 퍼담기를 통해 노출을 높이는 바이럴 마케팅과 광고 수익에 의존하기 때문에 안정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세 번째 창업한 이유가 단지 '스스로 만족할 수 없어서'라고 밝힌 김 대표는 "창업한 것을 지금도 수시로 후회한다"며 "창업자들은 누구나 끊임없이 밀려드는 회의와 함께 불안·강박증을 겪는데 이를 버티는 데 옆에 있는 동료가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스타트업을 통해 얻은 경험과 동료가 창업의 최고 자산"이라며 "힘들수록 창업 동료에게 서로 솔직하고 사업 결과만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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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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