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우리은행 민영화 속도내나

이광구행장 직접 해외 세일즈… 증시선 연일 외국인 러브콜

당국도 제도 개선해 지원사격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난 해 괄목할 만한 경영 실적을 앞세워 기회가 닿는 한 계속해서 직접 해외 세일즈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계속되는 외인 매수세에 힘입어 우리은행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CEO의 결단이어서 우리은행 민영화에 속도가 붙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다시 흘러 나오고 있다. 또 그간 은행 자율 경영의 족쇄가 됐던 예금보험공사와의 MOU 등 금융당국의 관리 체계도 유연해지면서 새로운 투자자 출현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주가는 이날 9,44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연초 대비 9.76% 정도 오른 수준이다. 눈에 띄는 점은 외국인 매수세다. 올들어 우리은행에 대한 외국인 매수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우리은행의 외국인 지분 비율은 연초 20.41%에서 22.77%까지 확대됐다. 특히 우리은행에서는 이광구 행장의 싱가포르·유럽 IR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더 늘었다며, 행장이 주도한 해외 IR의 성과가 컸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앞서 이 행장은 지난 2월 11일간 싱가포르와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웨덴 스톡홀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을 방문해 연기금 등 31곳의 투자자를 1대1 방식으로 만난 바 있다. 당시 해외 투자자들은 우리은행의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고 안정적으로 수익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행장이 유럽으로 출국했던 지난 달 17일 이후 외국인들은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고, 이 행장의 출국일 이후 이날까지 24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순매도를 기록한 날은 2거래일에 불과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행장이 직접 해외 기관 투자자들을 만난다고 해서 당장 대형 투자자가 등장할 것이라고는 우리도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은행의 실적과 전망을 해외에 계속해서 알리다 보면 주식 매수세에 힘이 붙고, 이로 인해 주가가 부양되면 또 다른 관심 투자자가 생기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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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이 행장은 이르면 오는 5월 다시 미국으로 떠나 기업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미국 투자자들에게 공개할 올 1·4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 이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을 비롯해 우리은행이 자체적으로 민영화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우리은행 민영화에 속도가 붙을 수 있도록 제도적 발판을 마련해주고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공적자금관리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오는 28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공적자금이 투입 된 금융회사는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율이 50% 미만이거나 누적 회수율이 50% 초과할 경우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 관리대상 지표 중 일부를 제외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예보 지분율은 51.06%로 50%를 넘지만, 회수율은 50%를 초과해 MOU를 완화할 수 있는 기업에 해당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영자율성을 확대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를 가속화하고 여타 MOU 체결 금융회사들에게도 공적자금을 조기에 상환할 유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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