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FTSE가 사고 치고 거래소는 뒷수습 곤욕"

'묻지마 폭등' 코데즈컴바인 FTSE 편입 일파만파


거래소 지수 편입 알았지만 '작전세력 면죄부' 우려 함구

코데즈 "보도 보고 알아… 황당"

"FTSE에 돈 주고 참고하는데…" 애널리스트들 지수 불신 드러내

'검은머리 외국인' 알수 없지만 "투기세력 개입 가능성" 제기


최근 코스닥시장을 들썩이게 만든 코데즈컴바인 주가 폭등의 배경이 세계적 지수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스몰캡지수 편입과 연관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내 금융 시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거래되는 유통주식 수가 극히 적은 데다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상장 폐지의 기로에 놓여 있는 기업이 글로벌 지수에 편입됐다는 소식에 투자자와 금융당국은 물론 해당 기업조차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지수 편입을 앞두고 대거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정작 지수 편입일을 전후로 해 일제히 빠져나간 정황을 고려할 때 외국인 계좌를 활용한 투기 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23일 서울경제 단독 보도를 통해 코데즈컴바인의 FTSE 스몰캡지수 편입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서는 일제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을 비롯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은 기업이라면 충분히 패시브 펀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을 열어두겠지만 4년 연속 적자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상장 폐지될 수도 있는 회사에 대해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영성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최근 '묻지마 폭등'의 배경이 다름 아닌 FTSE 편입과도 맞물렸다는 사실에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지수 편입의 당사자인 코데즈컴바인 측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코데즈컴바인 IR 담당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도 보도를 접하고 나서야 FTSE 편입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며 "내부적으로도 굉장히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전에 FTSE 측으로부터 편입 사실과 편입 요건 등에 대해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한 만큼 현재로서는 우리가 마땅히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코데즈컴바인 후폭풍을 겪고 있는 한국거래소는 정작 뚜렷한 대책을 내놓을 수가 없어 곤혹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이날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한때 상한가까지 근접하자 더욱 난감한 눈치다.

거래소는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가 연일 이상 급등하며 하루간 매매거래가 정지됐던 지난 10일을 전후로 FTSE 지수 편입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거래소는 이를 외부에 공개할 경우 자칫 코데즈컴바인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될 수 있어 지금까지 함구해왔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 급등의 배경이 FTSE 편입으로 알려질 경우 이를 호재로 판단한 개인투자자들까지 뒤늦게 매수세에 동참하면서 주가가 더욱 과열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 때문에 코데즈컴바인 사태의 빌미를 제공해놓고도 여전히 수수방관인 FTSE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사고는 FTSE가 치고 정작 뒷수습은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하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연구원은 "글로벌 펀드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들은 비싼 돈을 주고 지수를 참고해 투자를 결정하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FTSE의 신뢰성에 심각한 흠집이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데즈컴바인의 주가를 끌어올린 외국인 자금의 배후에 투기 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센터장은 "현재로서는 외국인의 실체가 외국인 계좌를 활용한 '검은 머리 외국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단기간에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투기세력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지수 편입에 맞춰 주식을 매수하는 패시브 자금이라면 실제 지수 편입일을 전후로 순매수를 기록해야 하지만 이와 반대로 순매도로 마감했다"며 "코데즈컴바인의 FTSE 편입 여부와 실제 유통주식 수 등을 잘 아는 투기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코데즈컴바인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27% 넘게 급등한 9만7,000원까지 치솟았다가 전일 대비 14.32% 오른 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FTSE 편입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단기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현상·서지혜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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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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