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저도수 위스키 가격 논란…"사실과 달라"

위스키 전문가 "무연산 위스키 값, 연산과 상관없어"

저도수 위스키에 대한 가격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2위로 올라선 골든블루의 저도수(36.5도) 위스키가 논란의 대상인데 일부 주류업계에서는 정통 위스키보다 원액 함량이 적은 무연산 위스키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비싼 값을 받아 시장 질서를 흩트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업체 간 경쟁으로 발생한 이 같은 잡음 때문에 위축되고 있는 위스키 시장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3일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위스키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골든블루는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사피루스’와 ‘더 다이아몬드’를 무연산 위스키로 내놓은 이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지난 1∼2월 누적 판매량에서 지난해보다 26.4% 증가한 4만9,733상자(500㎖ 18병)을 기록하면서 시장 점유율 20.4%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주류업계에서는 골든블루가 내놓은 저도수 위스키에 대한 가격이 부당하다며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정통 위스키보다 도수가 낮고 원액 함량도 적은데도 불구하고 정통 위스키와 같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거나 비싼 가격을 받는 것은 연산이 높을수록 품질을 인정받았던 정통 위스키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는 게 요지다.


하지만 주류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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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블루 경쟁사의 한 관계자는 “무연산의 경우 12년산 이하 연식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것과 가격은 연관성이 없다”며 “위스키를 만들 때 100년산과 12년산을 섞으면 12년으로 분류되는 등 제조법에 따라 낮은 연산으로 잡히는데 연산이 무연산이라고 해서 가격이 낮을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원액 함량이 높을수록 가격이 올라가긴 하는데 원액의 함량보다는 원액의 종류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도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골든블루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잡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면 위축된 위스키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저도수 위스키 시장도 소비심리로 역풍을 맞아 성장이 주춤해질 수 있다”고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위스키 전문가들도 “위스키 연산은 높은 품질을 말하고 품질은 곧 높은 가격이라는 등식을 강요한 글로벌 위스키 업체들의 오래된 마케팅 전략의 하나였으나 최근에는 맛과 개성이 더 중요하다는 정책이 우세하다”며 “좋은 위스키는 내 입맛에 맞는 위스키이지 비싼 가격이나 세계적인 브랜드, 연산과는 상관없다”고 입을 모았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위스키의 가격은 도수나 연산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원액을 담는 오크통이나 블렌딩 방법, 보관 환경 등에서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임페리얼 17년산과 발렌타인 17년산의 경우 도수와 연산이 같지만 가격 차이가 두 배에 달하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40도 이하 위스키의 지난 1∼2월 누적 판매량(출고량)은 6만7,932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1%나 늘어나 시장 점유율 27.8%를 기록했다.

40%도 이상 위스키는 1∼2월 17만6,356상자가 팔려 72.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2.3%나 판매량이 줄었고, 시장 점유율도 12.6%포인트나 떨어졌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co.kr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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