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
25일 오후 4시께, 대구 신암동의 정종섭(대구 동구) 새누리당 후보 선거사무실에 모인 20여명의 지지자들 사이에 환호성이 터졌다. 이들이 보고 있던 TV 뉴스 화면에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정종섭 후보를 비롯, 추경호(대구 달성)·이인선(대구 수성을) 후보 등 3명의 공천안을 의결키로 했다는 속보가 나오고 있었다.
이른바 대구 ‘진박’ 후보들의 운명은 이날 엇갈렸다. 이들 세 후보 캠프에서는 환호가 쏟아진 반면, 끝내 공천장을 받지 못하게 된 이재만(대구 동을) 예비후보 캠프에서는 침통한 적막만 흘렀다. 공천을 받게 된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사실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완력으로 도장을 뺏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을 정도”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옥새 파동’이 벌어진 24일 상황을 파악하러 온 지지자들로 가득 찼던 각 캠프 사무실은 이날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추경호·정종섭 후보를 비롯해 공천 보류 후보들이 이날 서울로 상경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캠프를 비웠기 때문이다. 각 캠프에는 10여명 안팎의 지지자들과 캠프 실무자들만 모여 TV 뉴스를 지켜봤다.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각 캠프에서는 비관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모습이었다. 김무성 대표의 ‘초강경 대응’이 예사롭지 않다는 여의도 현장 분위기가 전달되면서 각 캠프 실무진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 캠프 관계자는 “준비하고 있던 선거 유인물과 일정 논의 등을 모두 중단시켰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후보 확정 발표 후 잠시 멈췄던 홍보물의 보완 작업을 시작했다.
끝내 ‘탈락’이 확정된 후보들은 낙담한 분위기였다. 이재오 무소속 의원 지역구에서 공천을 노렸던 유재길(서울 은평을)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공천이 다 끝난 마당에 이렇게 태클을 거는 것이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재만 예비후보는 지도부의 결정이 나온 후 “당이 이런 결정을 할 줄 몰랐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반면 유영하(서울 송파을) 예비후보는 “억울하지만 당의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했다.
/대구, 서울=진동영·박경훈 기자 j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