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2금융

유니온 저축銀 M&A 미스터리

ICT 핫텍, 인수 적극 추진했지만

대주주적격성심사 안 받아 무산

막대한 부채에 3년째 적자

주가 띄우기 의도 의혹 일어





“인수된 거 아니었어요?”


최근 저축은행 업계는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지난해 10월 업계의 화제를 모았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업체 핫텍의 유니온저축은행 인수가 완전히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핀테크 열풍 속에 핀테크 업체와 금융회사 간 ‘이종결합’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핫텍은 금융감독원의 대주주적격성심사를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거기다 최근에는 자본잠식에까지 빠졌다. 더 수상한 것은 주가 흐름이다. 코스닥 상장사 핫텍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유니온저축은행 인수 즈음에 큰 폭으로 뛰었다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핫텍의 유니온저축은행 인수 무산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해 10월27일 핫텍은 대구 소재 유니온저축은행의 지분 45.40%를 12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클라우드 플랫폼과 핀테크 관련 ICT 계열사를 둔 핫텍은 ICT 계열사와 저축은행 사이에 시너지를 발휘해 핀테크 서비스 제공은 물론 장기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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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매물에도 이상이 없었다. 유니온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지난 2014년 7.21%에서 2015년 6월 말 기준 8.02%로 0.81%포인트 상승해 자산 건전성 및 경영이 안정적인 상태였다. 기존 부실채권도 99% 매각해 재무건전성도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핫텍은 금융회사 인수의 ‘통과관문’인 금감원의 대주주적격성심사 절차를 아예 시도도 하지 않았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인수가 진행되면 사전에 접촉이 있기 마련인데 핫텍은 그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유니온저축은행 측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핫텍이 대주주적격 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그로 인해 올 2월을 기점으로 인수협약이 무효화됐다”며 공식 확인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자연스레 핫텍에 대한 각종 의구심이 표출되고 있다. 인수협약이 발표될 당시 핫텍은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상당한 부채가 있었고 영업실적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본이 빠듯한 상황에서도 핫텍은 가장 높은 인수가를 내며 인수에 열의를 보인 것으로 안다”며 “이제는 핫텍의 본심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수소식이 알려지고 핫텍의 주가가 급등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일이 이렇게 진행됐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전했다.

이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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