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시행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수출입 업체의 절반만이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가 495개 수출입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발표한 ‘한·중 FTA 무역업계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한·중 FTA를 수출입에 활용중이거나 활용할 계획이라는 업체는 51.5%로 조사됐다. 반면 활용하지 않는다는 업체도 48.5%로, 절반 가까운 업체들이 한·중 FTA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입에 활용하고 있다는 업체가 22.0%로 가장 많았으며 수출에만 활용하는 업체는 17.6%였다. 수출입 모두에 활용한다는 업체는 11.9%에 불과했다.
수출입 업체들은 한·중 FTA 활용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운 이유로는 원산지 관리 및 증명의 어려움을 꼽았다. 응답기업의 47.9%가 원산지 관리와 근거서류 작성 관련 애로가 크다고 답했으며 18%만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특히 부품 등을 납품받는 협력사들로부터 원산지 확인을 받는 것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내 공급업체에 대한 원산지 확인서요청 관련해 45.9%의 응답기업이 애로가 크다고 답했으며 16.8%만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밖에도 품목분류 및 양허대상 확인, 서류 보관 및 사후검증 대비, 원산지 관리 담당 교육 및 유지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또 한·중 FTA 효과에 대해 실제 기업들이 체감하는 효과도 아직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중 수출 여건이 워낙 좋지 않은 상황을 만회할 만큼 관세 인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중 FTA로 올해 대중국 수출이 당초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업체는 39.4%였으며 보통이라고 답한 업체는 37.4%였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업체도 23.2%나 됐다.
수출입 업체들은 현재 관세율이 더 떨어져야 한·중 FTA 활용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 FTA 활용이 본격화될 시기를 묻는 질문에 ‘관세의 2분의 1이 인하될 때’라고 꼽은 업체가 40.8%, 완전 철폐 시기라고 답한 업체가 34.1%였다. 그만큼 무역업계는 FTA 활용 본격화에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비관세 장벽과 통관 원활화, 서비스 개방, 비관세에 대한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교류 확대와 48시간 이내 통관에 대해서는 긍정적 응답이 각각 22.0%와 18.4%에 불과했다. 또 기술무역장벽, 서비스시장 개방,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중국 측 이행에 대한 평가는 더욱 박했다. 무역협회는 “한·중 FTA 활용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부는 통관, 서비스 개방, 비관세장벽 등 중국측 이행 과정에 대한 점검과 함께 원산지증명·관리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