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증권 인수전 막판까지 혼전…총입찰가보다 '조정가격'이 변수

발표 3차례 연기

총 입찰가 엇비슷…인수가격 삭감여부가 당락 가를 듯

우선협상자 선정 후 탈락기업 법적소송 등 후폭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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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의 새 주인을 가리는 작업이 막판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본입찰 가격(총입찰가)을 가장 많이 써낸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가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가운데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액티스가 매각 주체인 현대그룹으로 유입되는 실금액을 나타내는 순입찰가 측면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있어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는 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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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과 매각주관사인 EY한영은 당초 이날 오전 발표 예정이었던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오는 4월1일 이후로 다시 연기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 매수가격 공개 번복을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 연기다. 정확한 가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가격 삭감’을 반영하지 않은 총입찰 가격에서는 한국금융과 KB금융이, 순입찰 가격에서는 액티스가 우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작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본입찰 가격에서는 KB금융과 한국금융이 모두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써내 액티스를 앞섰다”며 “거래 종결의 확실성과 현금 유입의 신속성 등 비가격적인 요소가 남아 있어 쉽게 유력 후보를 단정 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후보자들은 자신들이 써낸 총입찰가의 3% 이내에서 가격 조정을 할 수 있다. 결국 한국금융과 KB금융 간 대결의 승자는 어느 쪽이 매각자 측에 더 적은 수준의 가격 삭감을 요구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의 총입찰 가격 차이가 적다 보니 우선협상자에서 탈락한 후보자가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후보가 써낸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각자 측과의 가격 조정을 거친 실제 순입찰 가격이 결국 당락을 가를 것”이라며 “양측의 가격이 엇비슷하다 보니 우선협상자가 발표되더라도 패배한 측에서 승복하지 않고 매각자를 상대로 임의 삭감을 이유로 법적 소송을 벌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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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비가격적인 부문에서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한 액티스를 여전히 다크호스로 꼽는다. 액티스는 총입찰가에서는 양대 금융지주사에 밀린 것으로 전해졌지만 매각자 측에 가격조정을 요구하지 않기로 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현대그룹 입장에선 매력적인 인수 후보라는 평가다. 액티스는 가격 협상 시 3% 가격 할인을 반납하고 추후 발생할 수 있는 후발채무 등에 대한 구상권까지 포기하며 현대그룹 자구안 계획에 힘을 실어줬다. 액티스의 한 관계자는 “아직 매각자 측으로부터 우선협상자 탈락 통보를 공식적으로 받은 적이 없다”며 “두 곳의 순입찰가가 극단적으로 낮아질 경우 가격삭감 요인이 전혀 없는 구조인 우리 측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한 후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합병하면 자기자본 6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한다. 4월 출범하는 미래에셋대우와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국내 증권업의 질서를 재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 2013년부터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IB) 양성을 위해 도입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로 은행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 업계 18위 수준인 자회사 KB투자증권은 합병시 업계 3위까지 도약해 기존의 고착화한 대형 증권사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현대증권과 중복점포가 적어 한국금융보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크다는 분석이다. 액티스는 구조조정 중인 현대그룹에 실제 유입되는 현금을 높게 짠 딜 구조가 장점이다. /서민우·송종호기자 ingaghi@sed.co.kr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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