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강예원, "캐릭터에 너무 몰입... 내가 어떻게 웃었었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

영화 '날,보러와요'에서 파격 변신 시도한 배우 강예원

정신병원에 강제 감금된 강수아 역할 맡아 혼란과 공포에 질려가는 모습 생생하게 표현해

힘든 촬영이었지만 만족감 커... 여러 장르로 도전하고 싶어







“촬영하는 동안은 현장의 누구와도 말하지 않았고 전화 통화조차 거부했어요. 실제로 정신병원에 갇힌 강수아가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혼자 독방에 머물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잠을 자면서 지냈는데.... 이게 좀 심해지니 나중에는 진짜 강예원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고 어떻게 웃었었는지가 잘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제가 원래 단순한 스타일이긴 한데 이 정도로 역할에 빠져버릴 줄은 몰랐죠.”

4월 7일 개봉하는 영화 ‘날, 보러와요’에서 배우 강예원(36·사진)은 대낮의 도시에서 갑작스레 납치돼 정신병원에 감금되는 ‘강수아’ 역을 맡아 파격 변신을 시도한다. 영화 ‘날,보러와요’는 실제로는 정신이 멀쩡한 사람들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자칫 비현실적 도시 괴담으로 흘러가기 쉬운 소재를 현명하게 활용한 스릴러로 치밀한 전개와 배우들의 안정적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어둡고 축축한 정신병동에 갇혀 극도의 혼란과 공포에 질려가는 강수아는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납치, 감금, 정신병원 등 단어만 봐도 여배우가 선뜻 받아들이기에 쉬운 역할은 아니다. 실제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영화를 촬영했다기보다는 오히려 크게 앓았다고 해야 할 것 같았다. “캐릭터에 깊이 몰입하는 타입”이라는 배우는 “(수아가 되는 게) 정말로 너무 괴롭고 힘들고 외로워서 ‘이러다 내가 잘못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다. 사실 당시의 고통이 떠올라 아직도 영화를 끝까지 보지는 못할 정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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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힘든 촬영이었지만 강수아 역할을 맡은 걸 한 번도 후회하지는 않았다는 게 배우의 말이다. 여배우로서 색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이런 역할을 맡게 된 건 천운이라고까지 말했다. “나한테 이런 좋은 역할을 맡을 소중한 기회를 주셨는데 제가 민폐를 끼치면 안 되잖아요. 빚을 안기고 싶지 않다는 책임감, 그리고 영화 내용처럼 관련 법의 맹점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이 기회를 통해 더 잘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저를 연기에 더욱 매달리게 한 것 같아요.”

두 번 다시 스릴러 영화를 찍고 싶지 않을 법도 한데 여기서도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 괴로움을 이겨내는 쾌감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나한테 어떤 면이 있을까, 내가 가진 어둠이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쥐어짰는데 뭔가 괜찮은 게 나온 것 같은 그런 만족감. 그렇게 힘들었는데 끝나고 나서는 다음에 다른 스릴러로 뭘 더 보여줄 수 있을까부터 생각하고 있더라구요. 이런 걸 중독이라고 하나요(웃음)”

사진제공=SM C&C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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