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도 넘은 현대중공업 노조 임단협안

퇴직 인원만큼 신입채용. 유류 할인카드 신설 등 요구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사측은 난색 표명...마찰 예고

‘매년 퇴직자만큼 신입사원을 뽑아라’, ‘계열사인 현대 오일뱅크 유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복지카드를 만들어 달라’

3일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노조는 임금 9만6,712원 인상과 함께 신규사원 채용, 복지카드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안을 마련했다.

주요 요구안 가운데 노조는 인사 부문과 관련해 ‘매년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을 채용해 자동 충원한다’는 안을 신설했다. 노조가 퇴직 인원만큼 채용을 공식 요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가족계획정책이 시행된 1963년까지 태어난 세대로 현대중공업에서는 2020년까지 매년 1,150명씩 퇴직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노조는 이 요구안을 국내 조선사 노조 모임인 조선업종 노조연대 차원에서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종 노조연대는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STX 등 국내 조선 사업장 노조 8곳이 만든 단체다.

관련기사



하지만 회사 관계자는 “경영 상황이 어렵지만 매년 수백 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해왔다”며 “현재의 경영 위기에서는 호황기에 만들어진 지나친 제도와 단체협약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하며 현실에 맞게 고쳐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별도요구안으로 복지카드 신설을 요구하고 나서 회사와 마찰이 예상된다. 현재 받고 있는 복지혜택과 복지수당을 복지카드로 묶어 상가나 자회사인 오일뱅크 주유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복지카드에 적립되는 포인트로 근속연수별로 유류비 포인트를 적립하는 안을 담았다. 노조는 “종업원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경영성과로 오일뱅크를 자회사로 인수했다”며 “이에 종업원의 사기진작과 애사심을 높일 수 있도록 유류를 지원하고, 자회사를 성장 발전시킬 수 있도록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안도 회사의 입장에선 크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앞서 지난달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창립 44주년 담화문에서 “일감이 줄어든 만큼 호황기에 만든 지나친 제도와 단체협상 사항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현실에 맞게 고쳐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9만6,712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과 성과금 250%+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 늦어도 5월께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장지승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