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포커스] 경기지표 일부 '반짝'...불붙은 '바닥 논쟁'

정부 "광공업·수출 등 개선...단기바닥 통과" 주장에

전문가 "소비부진·대내외악재 여전...시기상조" 경계



최근 일부 지표들이 연초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광공업생산(2월)은 6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3월) 감소폭도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줄었다. 경기에 선행한다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도 각각 5개월과 4개월 만에 반등하자 정부 관계자들은 단기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내외 악재가 여전한데다 경기지표의 추세를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아 판단할 수 없고 2·4분기에 오히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계론이 우세하다.

정부는 “생산·소비·수출·심리 등이 연초 위축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인 신호에 더 주목하고 있다. 3일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1월보다는 2월, 2월보다는 3월 지표가 나아지고 있다”며 “경기가 단기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근 발언과 흐름을 같이한다. 유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31일 경제장관회의에서 “수출 물량이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광공업을 중심으로 생산지표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3월에도 2월 중순부터 실시한 자동차 개소세 인하와 신형 휴대폰 판매, 수출호조, 재정 조기집행에 힘입어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연초 바짝 움츠러들었던 내수는 3월 들어 회복세로 돌아섰다. 개소세 인하 효과로 3월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17%, 전월 대비로도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폰 역시 삼성전자 ‘갤럭시S7’과 LG전자 ‘G5’ 같은 신제품 출시 효과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 감소율이 1월 -18.9%, 2월 -12.2%에서 3월 들어 -8.2%까지 줄어든 것이 회복론에 힘을 싣고 있다. 기재부는 오는 8일 발표할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이 같은 분위기를 담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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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바닥이라고 단정 짓기에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과 신흥국의 경기둔화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내수의 핵심지표인 소비와 투자도 아직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연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과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도 경제에 부담을 주는 악재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수출 감소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지만 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중국 경제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수출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자리가 늘고 생산이 늘어야 소비도 투자도 늘어나는데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연간 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든 금리 인하든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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