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서울~제주 고속철' 다시 불 지핀 전남도

이낙연 지사 공론화...추진위 발족

목포~제주 167㎞ 고속철 연결

73㎞는 국내 최장 해저터널로

추진위 "제주도민 70%가 찬성

3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추가를"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꼽히는 제주도에는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 1에 가까운 1,544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이처럼 제주도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지만 기상 악화 시에는 비행기와 뱃길이 끊겨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전남도청에서는 서울~제주 간 해저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지난 1월 폭설로 제주공항이 마비됐던 것을 계기로 이낙연 전남지사가 이 사업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이다.

이 사업은 호남고속철도 종착역인 목포에서 해남~완도 보길도~추자도~제주까지 총연장 167㎞를 연결하는 것이다. 보길도에서 제주까지는 국내 최장 해저터널(73㎞)을 건설하게 된다.

대다수 제주도민들은 서울~제주 고속철도 건설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서울경제신문이 4일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목포~제주 고속철도 건설사업 주요 쟁점 진단’을 분석한 결과 제주도민 상당수는 이 사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발전연구원이 2011년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제주도민의 70.2%는 이 사업에 찬성했다. 지역 경제 발전과 물적·인적 교류 확대, 교통수단 다양화, 관광객 증가 및 관광산업 발전은 물론 기상악화 시에도 육지와 교류가 가능하다는 게 찬성 이유였다.

제주도가 당일치기 관광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방문객은 평균 5.08일 체류했고 2일 이하는 10.3% 수준으로 KTX에 비해 항공이 더 빠른데도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은 1일 관광객으로 전락하지 않고 있다고 이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2011년 국토교통부에서 실시한 타당성 조사 결과 비용편익분석(B/C)이 0.71~0.78로 나타났으나 당시 제주도 관광객 예측에 비해 실제 관광객 수는 훨씬 증가했으므로 타당성 조사는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당성 조사 당시 2026년 제주도 방문객은 1,387만명, 2036년에는 1,664만명으로 전망했지만 2015년 실제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1,544만명으로 2026년 예측수요를 이미 넘어섰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안전성과 관련해서도 유로터널 사고를 참고해 방재계획을 수립하고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동력분산식 열차를 투입하면 일부 차량에 고장이 발생해도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문제는 없다고 분석됐다.

아울러 이 사업에 총 16조8,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서비스터널 축소 등 건설방식 변경과 신공법 적용 시 약 2조원의 사업비가 절감되고 민간투자 등이 이뤄질 경우 최대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국가재정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이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제주공항은 올해 국내선 비중이 91%를 차지해 국제선 운항을 확대하는데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며 “고속철도 건설로 국내선 항공편 이용객을 흡수하면 국제선 운항도 확대되고 국제 및 내륙수송 체계 효율화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지사는 “제주도 제2공항 건설만으로는 기상 악화로 인한 제주공항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지속적·안정적인 제주 발전을 위해 서울~제주 KTX 건설이 추진돼야 한다”며 “국토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하는 것을 단기과제로 추진하고 미반영 시 내년 대선공약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추진위원회는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총선이 끝난 뒤 서울 코엑스와 국회 등에서 순회 토론회를 개최하고 사업의 당위성 등을 정리해 대정부 건의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무안=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김선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