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 측은 지난달 24일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산은캐피탈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태양의 도시’라는 법인명으로 참여해 입찰적격자로 선정됐다. 태양의 도시는 2006년에 설립된 자본금 2억원의 관광·숙박시설 운영 업체로 김 회장의 아들인 경국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사실상 가족기업이다.
1970년대 말 콘도미니엄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김 회장은 한때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국내 관광 및 레저 산업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1983년 8월 대검 중앙수사본부가 김 회장을 탈세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하면서 명성그룹은 순식간에 공중분해됐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산은캐피탈에 뛰어든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김 회장 측의 자금동원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김 회장 측이 어떻게 산은캐피탈에 뛰어들게 됐는지 상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입찰적격자로 선정된 것을 감안하면 일정 가격 이상을 썼다는 얘기”라며 “다만 본입찰에 가게 될 경우 자금동원력 등을 상세히 증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매각이 추진됐으나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올 초 재매각이 추진됐다. 이번 산은캐피탈 매각 예비입찰에서는 태양의 도시 외에 SK증권 주도의 프라이빗에쿼티(PE)와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이 입찰적격자로 선정됐다. 매각가격은 6,000억∼7,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산은은 쇼트리스트 세 곳을 대상으로 이달 중 예비실사를 진행, 5월 중순께 본입찰에 들어간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본실사, 매매계약서 체결 등을 거쳐 이르면 상반기 산은캐피탈의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