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현장, 4·13 빅매치] 관악갑·을, 야야(野野)·여야(與野) 리턴매치

관악갑, 서울 유일 야권 후보 간 경쟁에 초점

유기홍 VS 김성식 네번째 맞대결

관악을, 1여2야 3파전

두 야당 후보, 단일화에는 서로 "연락 없었다"

서울시 관악구 일대의 관악갑·을 지역구는 수도권의 전통적인 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관악갑에서는 이 지역 현역 의원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성식 국민의당 후보, 관악을에서는 지난해 4·29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현역 의원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와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리턴매치가 각각 펼쳐진다.

◇관악갑, 유기홍 VS 김성식 4번째 대결


4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봉천역 앞. 유기홍 후보는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길에 한 50대 남성과 만나 대화를 주고 받았다. “여기는 왜 선거운동이 왜 이렇게 조용한가요.”(50대 남성) “저희는 서로 비방하고 그러지 않습니다.”(유기홍 후보) 그런 게 따뜻하게 느껴집니다.(50대 남성) “열심히 하겠습니다.”(유기홍 후보)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한 어린이와 대화하고 있다. /박경훈기자유기홍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한 어린이와 대화하고 있다. /박경훈기자




각자 페어플레이를 다짐하고 있지만 경쟁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유기홍 후보와 김성식 후보는 서울 관악갑에서 네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유기홍 후보는 17대와 19대에, 김성식 후보는 18대에 각각 승리를 거뒀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야권 후보 간 경쟁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관악갑에서는 아직 유기홍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일보가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2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기홍 후보가 31.2%의 지지율로 김성식 국민의당 후보(21.4%), 원영섭 새누리당 후보(18.3%)를 앞섰다.

유기홍 후보는 경쟁 상대들을 겨냥해 “한 후보는 갑자기 공천을 받았고 다른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지역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주민들에게 경전철 노선 및 삼성전자연구센터 유치 등 지역 발전 성과를 알리고 진짜 야당인 제1야당에 힘을 몰아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후보가 주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경훈기자김성식 국민의당 후보가 주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경훈기자


김성식 후보는 서울대입구역 앞 도로에서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올 때마다 횡단보도 중앙으로 나가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시선을 끌었다. 김성식 후보를 찾아 인사를 하는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김성식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의원 측 공동선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중앙정치무대 활동을 바탕으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인사로 평가된다. 김성식 후보는 “제3정당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당선자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선거혁명의 핵심적인 가늠자가 될 지역이 안철수 의원이 출마한 서울 노원병과 이 곳”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들의 정치 불신 개선, 민생 경제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의 국회 진출, 관악 지역의 변화, 세 가지를 한 번에 이룬다는 ‘1석 3조론’을 중점적으로 알린다는 전략이다.


◇관악을, 오신환 VS 정태호 VS 이행자 1與 2野 승부

관련기사



“우리 조카님, 여기까지 오셨네요.” 서울 신림동 고시촌 골목을 다니며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던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와 마주친 한 50대 여성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오신환 후보는 이 여성의 민원을 듣고 “이모님, 연락드리겠습니다”라며 자신의 휴대폰 번호가 적혀 있는 신발 모양의 작은 명함을 전했다. 야권 강세 지역이라고 하지만 지난해부터 현역의원으로 지역의 각종 현안에 발 벗고 나선 오신환 후보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오신환 후보는 골목 곳곳을 다니면서 인사와 함께 주민들의 다양한 민원을 듣고 대화했다.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박경훈기자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박경훈기자


이 지역 주요 현안 중 하나로 꼽히는 사법고시 존치 문제에 대한 의지도 여전했다. 그는 “어제 원유철 원내대표가 이곳에 왔을 때 현재 정무위원회인 저의 상임위를 5월 임시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로 전환해 주기로 했다”며 “법사위에서 사법고시 존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최근 관악갑을 방문해 원영섭 후보가 당선되면 사법고시 존치를 약속한 만큼 이번 총선에서도 사법고시 존치 문제가 부각될 전망이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주민과 악수하고 있다. /박경훈기자정태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주민과 악수하고 있다. /박경훈기자


정태호 후보는 경로당을 찾아 노인층 표심 공략에 나섰다. 정태호 후보는 할머니들이 “올해는 (후보 기호에) 3번도 들어와 있다”고 하자 ”2번만 기억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당선되면 지난번에 불렀던 노래(소양강 처녀)를 다시 불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정태호 후보는 지난해 오신환 후보에게 패배했던 4·29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투표율이 워낙 낮았고 중앙당의 갈등도 심한 특수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권 단일화가 되면 안전하겠지만 안되더라도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며 “일단 우리 쪽이 승기를 잡고 있다”고 자신했다. 관악을 지역에 대한 공식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행자 국민의당 후보는 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주민들 사이에 앉아 대화를 나누면서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이행자 후보는 서울시 의원 출신으로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 정동영 전 의원 선거캠프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이행자 국민의당 후보가 시장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박경훈기자이행자 국민의당 후보가 시장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박경훈기자


이행자 후보는 이 지역의 토착 정치인으로서 보수 성향의 적극적 지지층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쟁 후보 측에서도 이러한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다.

야권연대에 대한 정태호 후보와 이행자 후보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이행자 후보는 “정태호 후보가 저에게 아직 직접 연락하신 게 없고 연락을 요청했는데 아직 답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태호 후보는 “지난 24일 후보 등록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를 제안했는데 그 뒤로 특별한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단일화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각자의 경쟁력에 자신이 있다는 이유로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박경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