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리츠로 은퇴월급 만들기] <5·끝> ‘공모상장’이 리츠 생존 해법.."고령화·저금리로 관심 높아...우량 리츠 상장해 투자 끌어들여야

30여개 리츠 설립 코람코

싱가포르계 운용사 ARA 등

풍부한 노하우로 상장 추진

대기업·금융사·연기금 등

지분투자·개발·운용 참여하는

한국형 스폰서 리츠도 가시화

이달초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한 ‘모두투어리츠’가 편입한 서울 중구 명동의 ‘스타즈 호텔II’ 전경. /사진제공=모두투어리츠이달초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한 ‘모두투어리츠’가 편입한 서울 중구 명동의 ‘스타즈 호텔II’ 전경. /사진제공=모두투어리츠






# 국내외에서 오랜 운용 경험을 갖춘 부동산자산운용사들이 올해 유가증권 시장에 리츠를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총 자산 운용 규모가 24조원에 달하는 싱가포르계 대형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에이알에이(ARA)’는 지난 2월 싱가포르 현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ARA코리아’를 통해 국내 증시에 리츠를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리츠 자산운용사 중 가장 오랜 업력을 가지고 있는 ‘코람코자산신탁’도 올 하반기 기존 사모 리츠인 ‘코크렙6호’의 공모상장에 나선다. 여기에 모두투어가 스폰서 역할을 하고 있는 ‘모두투어리츠’도 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했다.


이처럼 올해 국내 리츠 시장은 큰 변화가 예상된다. 2012년 6월 마지막으로 상장된 ‘케이비부국위탁리츠’ 이후 끊겼던 리츠 상장의 명맥도 다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들어 리츠 시장에서 다시 한번 공모 상장의 붐이 일어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기관보다 낮은 요구수익률·고령화·저금리 등 주목 받는 리츠=부동산 시장에서 리츠 업계의 설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사모펀드 운용사 등록이 쉬워지면서 신규 자산운용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생사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자금 조달(펀딩)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아울러 기관투자가들이 앞다퉈 대체투자에 나서면서 우량 매물을 따내기 위한 가격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리츠가 주목 받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들의 경우 기관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낮은 만큼 우량 물건 투자 시 보다 높은 가격을 써낼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강동헌 ARA코리아 대표는 “리츠의 경우 기관과 개인들의 자금이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요구수익률’이 가장 낮을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가장 높은 가격을 쓸 수 있다”며 “좋은 물건(Core asset)을 파는 입장에서도 리츠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령화에 저성장·저금리 기조 고착화로 리츠와 같이 꾸준한 배당을 줄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점도 긍정적이다. 김선태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주식 시장에서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 욕구가 상당히 크다”며 “우량 리츠가 상장돼 알려지면 리츠 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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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해법은 공모상장…스폰서드 리츠 시장 선도 기대=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서 한국 리츠가 개인들의 ‘은퇴월급’ 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공모 상장’이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다시 공모 상장이 활기를 띨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최근 공모 상장 붐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 한 예로 코람코와 ARA와 같이 자산운용 경험이 풍부한 운용사들이 리츠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코람코의 경우 지금까지 6개의 리츠를 상장하는 등 총 30여개의 리츠를 설립했다. 특히 이번에 상장을 추진 중인 코크렙 6호는 이미 꾸준한 배당을 주는 우량 자산으로 증명됐다.

리츠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5~10년 전에 기관들이 투자했다가 지금 만기가 도래되어 나오는 상품들은 우량 물건들”이라며 “이번에 코람코가 공모 상장 형태로 내놓는 뉴코아 아울렛몰과 같은 상품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상당히 좋은 투자 기회”라고 말했다.

싱가포르·홍콩·말레이시아 등에서 6개의 리츠를 상장시킨 경험이 있는 ARA의 경우 현재 운용하는 오피스 물건에 추가로 자산을 편입해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인가를 받은 ‘에이알에이신영개발전문위탁관리리츠’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강 대표는 “올해부터는 기업공개(IPO)를 고려해서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코람코에서 구상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로 현재 운용 중인 오피스 상장을 준비 중이며, 작년에 시작한 임대주택의 경우 향후 3년 이내 자산규모를 3,000억원으로 키워 IPO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형 스폰서가 자회사로 자산운용사(AMC)를 설립하고 지분투자·개발·운용까지 아우르는 ‘스폰서드 리츠’도 올해 안에 가시적인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모두투어’라는 스폰서를 가지고 있는 모두투어리츠가 이미 한국거래소에 상장 심사 신청을 했다. 또 SH공사도 조만간 AMC를 설립하고 장기적으로 리츠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유택 SH공사 금융사업기획부 리츠1팀장은 “SH에서 지분 투자는 물론 개발에서 운용·관리까지 총괄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현대산업개발도 상반기 AMC를 설립할 예정이며 한 대형 금융사도 스폰서드 리츠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대형 건설사나 금융사·연기금 등이 스폰서드 리츠로 나서 리츠 상장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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