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印尼에 빵집 내보자"…소상공인의 당찬 도전

"내수 포화…해외서 승부수"

대학교수 등 전문가 참여

지난해부터 해외창업 포럼

'한국형 베이커리숍' 진출

인니 대사관과 MOU 체결

자영업 수출 프로젝트 구체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 해외창업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박해욱기자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 해외창업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박해욱기자


“자영업자라고 해서 해외진출 못할 이유가 없어요. ‘명품’을 들고 나가면 됩니다.”(김기찬 카톨릭대학교 교수 겸 세계중소기업학회장)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제빵장인들이 잇따라 수상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김치만들기 대회 금메달 딴 것만큼 대단한 성과에요.”(류인철 한국제과기능장협회장)


해외로 나가는 자영업자. 언뜻 들으면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 같지만 이를 실현 시키기 위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어서 중소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격주 간격으로 ‘소상공인 해외창업 포럼’이 열리고 있다. 여기에는 중소기업학회 소속 대학교수들을 비롯해 중소기업청 공무원, 소상공인시장진흥재단, 제과기능장협회, 소상공인협회, 전경련, 은행원, 자영업으로 갈아탄 은퇴자 등 자영업 해외진출에 관심 있는 이들 모두가 모여있다.

각자 전문분야는 다르지만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한국형 베이커리숍 2곳을 여는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에 있는 인도네시아 대사관과 한국형 베이커리숍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초기자본금은 클라우드펀딩을 통해 1억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김기찬 교수는 “소상공인 자원이 국내에만 머무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명품을 만들 수 있는 자영업자가 해외에 나가 성공하면 내수시장 포화에 허덕이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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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출형태는 협동조합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정부지원을 활용해 초기비용을 줄일 수 있고 자영업자의 가장 큰 약점인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해외진출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데 소상공인 해외진출의 이상적 형태 중 하나가 협동조합”이라며 “실제 자영업시장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협동조합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자영업 해외진출의 첫 번째 타깃으로 인도네시아를, 또 아이템을 베이커리로 잡은 것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 분위기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김기찬 교수는 “인도네시아 중소기업 장관을 만났는데 우리들의 실험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 실험이 단순히 돈만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술을 전수하고 국가 간 교류를 확대하자는 뜻을 그쪽에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인철 한국제과기능장협회 회장은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수상한 우리 제빵인들에게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재능기부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들이 해외시장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면 청년고용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이미지 개선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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