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흥아해운·장금상선 등 업황부진 속 매출이익 급성장

[핫이슈] 중소해운사의 자신감

흥아해운 작년 영업익 33% 늘고

장금상선 사상 첫 1조 매출 달성

역내노선 틈새시장 노려 실적 증가

사업보고서 내용도 긍정평가 일색

대형사 눈독에 올 성적은 미지수





‘리먼 사태 이전의 수익성 회복’ ‘큰 진전’….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처럼 역내(아시아) 노선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해운사들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사업보고서에 자신감을 한껏 담아냈다. 세계 선박 공급과잉과 물동량 증가세 둔화로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대형선사들이 고전하는 등 해운업계가 사상 최악의 상황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아시아 신흥국 성장세에 올라탄 중견선사들이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수익성도 높이는 의미 있는 한해를 보내며 사업보고서까지 한층 밝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경제신문이 4일 주요 중견해운사들의 2015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5개월 전 나온 분기보고서(3·4분기)보다 사업현황과 미래 전망에 대한 기술이 대폭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애초 선사들은 2015년이 어려운 시기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적절한 시장 대응으로 실적이 되레 개선되며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흥아해운은 지난 보고서까지 “부정적인 세계 해운시황 속에서 내실강화를 목표로 원가절감에 나서겠다”며 잔뜩 긴장한 자세를 취했지만 이번에는 성과와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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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아해운은 “컨테이너 부문은 베트남·일본 등 주요 노선 서비스 다양화와 신규 선박 투입으로 물동량이 8% 이상 증가했고 케미컬탱커 부문은 신규 거래처 확보와 운항효율 상승으로 영업이익률 15%를 웃돌아 리먼 사태 이전의 수익성을 회복했다”고 평가한 뒤 “올해도 틈새시장을 개발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흥아해운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 2014년보다 각각 2.4%, 33.3% 증가한 8,451억원, 212억원에 달해 이런 호실적으로 앞날의 우려를 과감히 씻어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장금상선도 보고서에서 “불리한 여건에도 선대구조 개편과 신규 서비스 개설 등 능동적인 시장 대응으로 선적물량 증가, 시장점유율 확대, 소석률(적재율) 개선 등의 큰 진전을 보였다”고 밝혔다. 장금상선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1.7%, 4.3% 늘어난 1조684억원, 53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컨테이너선은 이달부터 시행되는 운임공표제에 힘입어 시황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고 철광석과 원유 수요 증가로 벌크선 부문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운임공표제는 해운사들이 운임을 공개해 원가 이상의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체계다. 운임공표제는 유명무실한 제도였지만 최근 해운업항 악화로 덤핑 운임이 판치자 해양수산부가 시행방법을 정비했다.

아직 사업보고서를 내지는 않았지만 고려해운 등 다른 역내 선사들도 좋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선사의 선전은 장거리노선이 공급과잉으로 운임이 폭락했던 것과 달리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베트남과 엔저의 영향을 받은 일본 등 역내노선은 상대적으로 운임이 안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사별로 원가절감과 선대운영 등 경영전략이 맞아떨어진 점도 주효했다.

다만 중견선사들이 올해도 좋은 실적을 낼지는 미지수다. 유럽과 미주 등 대륙 간 노선에서 손실이 커진 대형선사들이 수익을 좇아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러시아와 베트남 노선을 신규 개설했고 다른 글로벌 선사들도 투입선복량(선박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거리노선에 초대형선이 투입되며 기존 선박들이 역내노선으로 점차 자리를 바꿀 것”이라며 “아시아 노선의 경쟁심화에 대비해 더욱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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