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돈풀기 3년에도...日경제 출구가 안보인다

물가상승률 여전히 0%대 머물고

투자 등 경기지표 기대에 못미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30일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로 출발하기 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30일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로 출발하기 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이 4일로 3년을 맞았지만 일본 내에서는 대대적 돈풀기로 경기부양에 나선 ‘아베노믹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0%대에 머물면서 금융완화 실시 2년 안에 달성하려던 2% 목표는 요원한데다 투자·소비 등 대부분의 경기지표가 기대에 한참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3년간 BOJ의 금융완화 정책 성과에 대해 “탈디플레이션 정책은 장기전으로 가고 있다”며 “지난해 기업실적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불투명한 경기전망 때문에 설비투자나 임금인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논평했다. 신문은 또 금융완화 초기 1%대로 반짝 회복했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다시 제로 수준으로 내려갔다며 “(BOJ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정책 운용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당초 기대와 달리 정작 주식시장에서 돈이 이탈하고 국채시장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는 부작용도 언급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기업에 투자하기보다 국채를 높은 가격에 되사주는 BOJ의 정책을 이용해 단기차익을 노리고 채권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도쿄증시 부진에 대해 일본 대형증권사의 한 트레이더는 “작은 거품이 끝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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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신문도 이날 사설에서 “저금리로 연금이나 보험 등의 장기자산 운용이 어려워지고 시중은행도 수익악화를 겪고 있다”며 “비상상황에서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를 정상 모드로 돌릴 출구전략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BOJ의 정책이 계층 간 격차만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도쿄신문은 주가 상승 같은 금융완화의 혜택이 부유층에 한정됐으며 저소득층은 오히려 엔화가치 하락으로 자산을 까먹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5월26~27일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신(新) 3개의 화살’ 전략을 발표한다. 강한 경제와 육아지원, 사회보장을 뜻하는 이 전략은 아베 정권 출범 직후 내건 ‘3개의 화살(금융정책, 재정투자, 성장정략)’을 격상시킨 정책목표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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