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분위기 바뀌는 삼성] <중> 반전 실적 예상되는 계열사

갤S7 돌풍에 전자 계열사 전반 훈풍

물산·금융사 등도 턴어라운드 기대

중공업, 해외리스크 바닥론 솔솔

지배구조 개선 등 안정 힙입어

올 매출 어닝 서프라이즈 예감





지난달 중하순만 해도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을 5조1,000억원대 수준으로 봤다. 5조원 아래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다. 그러던 게 월말이 되자 갑자기 6조원 안팎으로 치솟았다. ‘갤럭시S7’의 판매가 예상외로 좋았던 것이다. 업계도 급격하게 삼성전자의 이익규모를 조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짝 실적’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생각보다 ‘갤럭시S7’의 반응이 좋다는 점과 신형 SUHD TV 등이 선전하고 있다는 점은 올해 삼성이 기존 전망보다 선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달라진 삼성의 분위기는 여타 주요 계열사의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동안 고전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마저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는 모양새다.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도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평가다. 지난해 합병한 삼성물산도 올해부터는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저금리에 신음하고 있는 금융 계열사도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 그룹 전체적으로 급격하게 이익이 증가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난해의 암울했던 분위기는 떨쳐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 계열사 공통으로 지난해부터 불요불급한 비용 감축과 인력재배치, 각종 구조조정으로 비효율성을 걷어내고 있고 이는 올해에 실적에도 반영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삼성전자만 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부진 여파로 ‘갤럭시S7’의 판매량은 전작 ‘갤럭시S6’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을 깨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4분기 판매 전망치 역시 700만대 전후에서 1,000만대 돌파로 바뀌었다.


특히 ‘갤럭시S7’의 호실적은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에는 낭보다. 두 회사의 실적이 ‘갤럭시S7’의 실적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훈풍’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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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용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SDI의 경우 지난해 4·4분기 영업손실 808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갤럭시S7’이 잘 팔리면서 실적 개선에 도움을 받고 자동차용 대형 배터리도 조금씩 실적을 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 때문에 1·4분기에는 400억~500억원 수준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지만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대형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다시 지급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앞으로 전망은 밝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스마트폰용 액정 납품이 더 늘어날 수 있는데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따라 향후 실적은 나아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직 이르지만 삼성중공업의 경우 추가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지난해 말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리스크를 선반영하면서 크게 터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분석 덕에 삼성중공업의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기존보다 17%가량 더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동안 고전했던 삼성엔지니어링도 매각 이슈가 사라진데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5,100억원 규모의 제3바이오공장을 수주해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벌여온 구조조정 작업이 성과를 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합병을 전후해 2조6,000억원의 잠재손실 및 1조2,000억원의 평가이익을 반영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합병에 따른 본격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지는 않지만 지분을 가진 바이오계열사의 성장세가 생각보다 빨라 직간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 부문 손실을 털어낸 것이 최근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 내 금융 3사(삼성카드·삼성생명·삼성화재) 역시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 특히 카드 부문은 신용판매 취급액이 전년 대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삼성의 사정에 정통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 대부분 계열사들의 1·4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배구조 개선, 비주력 계열사 매각 등 굵직한 이슈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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