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기술력 탄탄·해외진출 코스닥사 '오버행' 악재에도 이례적 상승

파인텍·심엔터테인먼트 등

보호예수 풀린 31개 기업 강세

해제 후에도 물량 내놓지 않고

주가 조작 사례도 있어 주의를







최근 코스닥에 상장된 일부 기업들이 보호예수 해제 이후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보호예수 해제에 대한 우려보다 해외 진출이나 기술개발 등으로 사업영역 확대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최대주주나 기관 등이 보호예수 해제 이후에도 물량을 내놓지 않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3월 중 코스닥시장에서 보호예수가 해제된 88개 기업(최대주주·전매제한 등 중복 포함) 중 31개 기업이 보호예수가 해제된 다음날 주가가 상승했다. 보호예수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업이 상장·증자할 때 최대주주·특수관계인·상장주관사·기관투자가 등이 상장 직후 차익을 실현하지 못하도록 일정 기간 해당 주식 매매를 정지시켜 놓는 제도다. 이런 보호예수가 풀리면 대주주 등이 쥐고 있는 물량은 언제든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으로 분류되며 주가에 악재가 된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일부 기업 중에는 해제 직후 오히려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17일 보호예수가 해제된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파인텍은 해제 당일 주가가 2.68% 올랐고 제약사인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보호예수 해제 직후인 1월25일 주가가 3.16% 올랐다. 두 회사는 모두 기술력을 기반으로 중국·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보호예수 직후 주가가 상승한 심엔터테인먼트·제너셈·오이솔루션 등도 상장 직후 해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기업들이다. 금융자동화기기 전문업체인 로지시스는 2월1일 전체 발행주식 중 64.5%에 달하는 602만주가량이 보호예수에서 해제된 직후 주가가 17.33% 올랐다. 해제 당일 4,500원이던 주가는 6일 5,190원까지 뛰었다. 특수시각효과 개발기업인 덱스터의 주가도 보호예수가 의무해제되던 1월22일 5.17% 올랐다.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묶여 있던 주식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나와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오버행 이슈 해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상승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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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최대주주가 보호예수 해제 직후 곧바로 물량을 내놓지 않아 시장의 충격이 덜하다고 분석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경험적으로 보호예수가 풀리고 바로 물건이 나오는 게 아니라 시장상황을 보면서 거래가 많이 될 때 매도를 한다”며 “최대주주나 회사가 장기적으로 경영 의지가 있을 경우 주가급락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예수가 풀리기 직전에 호재성 재료를 많이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회사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내보내며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주가하락을 방지하는 셈이다.

하지만 보호예수 해제 이후 주가 변동사항만을 갖고 해당 업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가격을 올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경우라면 보호예수 해제로 주가하락이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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