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안전처, 세월호 지우기?

'국민안전의 날' 행사. 불과 2회째만에 대폭 축소

장관, 사고 현장 방문 안하고

형식 개최...내부행사 추락 위기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안전에 대한 소중함을 기억하기 위해 제정된 ‘국민안전의 날’ 행사가 불과 2회째 만에 대폭 축소돼 치러진다.

세월호 2주기를 맞았지만 안전콘트롤타워로 불리는 국민안전처는 세종시 이전에 파묻혀 사고 현장 방문 등의 계획도 없어 ‘세월호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7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오는 16일 서울정부청사 별관 2층 대강당에서 ‘제2회 국민안전의 날’ 행사가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과 해경·소방·행정 직원 등 400명이 참석해 ‘안전다짐대회’ 형식으로 개최된다.


국민안전의 날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여 지난 2014년 5월19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4·16국민안전의 날을 지정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만들어졌다. 지난해 첫 번째로 열린 국민안전의 날 행사는 강남의 코엑스에서 1,000여명이 참석하고 각종 안전장비까지 전시해 큰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행사 규모가 첫 회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을 정도로 축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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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안보상황 등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행사를 축소했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의날’은 세월호가 가라앉은 4월16일 열린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국민들의 의식을 높이자는 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내부행사’로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또 박 장관은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이달 초에 전남 완도에서 대규모 여객선의 안전을 점검하는 행사를 열려고 했지만 ‘북한의 GPS 교란’ 사건을 이유로 급작스레 취소했다. 안전처 장관이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사고 현장을 찾는 ‘이벤트’조차 없는 실정이어서 안전처가 세월호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8일부터 국민안전처의 경우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있는 일부 부서 직원들을 시작으로 세종시 이전을 시작해 내부적으로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세월호 2주기와 국민안전의 날 행사보다는 ‘세종시 이전’에 집중할 공산이 큰 셈이다. 국내 안전산업 관련 단체의 한 관계자는 “국민안전의 날은 안전에 대한 소중함을 국가적으로 공유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큰데 불과 1년 만에 내부 행사로 전락한 것 같아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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