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가스(LPG) 차량 감소세로 비상이 걸린 LPG 업계가 차량용 엔진을 개량하고 렌터카 업체와 제휴를 강화하는 등 수요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오는 6월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을 맞아 중동에 쏠려 있는 수입처를 다변화함으로써 원가 절감도 추진한다.
10일 LPG 업계에 따르면 LPG 차량은 2010년 246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폭이 커지며 지난 2월 말 226만대까지 줄었다.
국내 LPG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쪼그라들자 E1과 SK가스 등 LPG 업계는 수요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LPG 차량 개선 사업이다. 트렁크 공간 활용도를 넓히는 도넛형 LPG탱크 기술은 2014년 개발이 완료돼 지난해부터 ‘SM5’ ‘SM7’에 이어 지난달부터는 ‘SM6’에도 장착돼 팔리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보다 연비는 10%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 적은 LPG직분사(LPDI) 엔진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한LPG협회가 환경부와 현대차·고려대 등과 함께 개발한 승용차 LPDI는 이달 연구개발(R&D)이 끝나 이르면 내년 이맘때 출시가 예상된다. 올해부터는 트럭용 LPDI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2011년부터 LPDI 연구를 진행해온 박심수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개발하는데 3년,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 데 1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LPG 업계는 렌털 업체와 제휴한 마케팅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E1이 지난 2월 롯데렌털과 함께 출시한 ‘LPG60’은 롯데렌터카 이용고객이 E1충전소에서 LPG를 넣을 때 포인트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SK가스 역시 다음달 렌털 업체와 제휴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SK가스의 한 관계자는 “LPG 업체 간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경쟁이지만 더 크게 보면 LPG 차량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LPG 업계는 6월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으로 미국산 LPG 도입 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기존 수입량의 80% 안팎을 차지하는 중동산 비중 조절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산 LPG의 가격 경쟁력이 얼마나 높아질지는 실제 운하가 개통돼봐야 확실해지지만 수입처가 다양해진다는 점만으로도 중동산에 대한 가격 인하 압력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구자용 E1 회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중동산 비중을 줄일지는) 파나마운하 개통 이후 미국산 LPG의 실제 가격과 중동산의 가격 변화를 충분히 따져본 뒤 결정해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SK가스 역시 현재로서는 미국산 도입을 확대할지 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 전반에서는 미국산 LPG 비중이 지금보다는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