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자본시장이 가장 발달한 나라 중 하나다. 최근 한국에서도 은퇴자들에게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줄 수 있는 ‘부동산 금융상품’으로 주목받는 ‘리츠(REITs)’는 싱가포르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배당형 상품 중 하나다. 지난 2월 ‘리츠로 은퇴월급 만들기’ 기획 시리즈 취재를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투자자 중심의 접근 방식’이었다.
기자는 현지 취재원들에게 공통으로 ‘리츠가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많은 현지 전문가들이 이 질문에 대답하면서 대뜸 은행 ATM기를 예로 들었다. 싱가포르의 경우 리츠 상장 시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은행 ATM기를 통해서도 일반인들이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인들은 또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래플스시티’ ‘선텍시티’ 같은 대형 쇼핑몰이 리츠에 담겨 있고, 이를 믿을 만한 회사들이 운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인들도 리츠가 투자하는 대상과 이를 운용하는 회사를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싱가포르에서 리츠는 일반 개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서 갖춰야 할 조건을 모두 갖췄다. ‘접근성과 수익성, 안정성, 환금성(대형 부동산 자산 주식시장 상장)’ 등을 구비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싱가포르인들이 리츠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쉬운 금융상품’으로 인식하는 이유다.
최근 국내에서도 리츠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 역시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리츠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일반 투자자들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실제 정부가 그간 내놓은 정책들을 살펴보면 일반인들에게 리츠를 알리기 위한 노력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리츠 AMC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는데 정부에서는 주로 한 쪽의 목소리만 듣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리츠 규제 완화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라도 투자자 관점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