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김민의 시시각각] 투표라도 합시다

[김민의 시시각각] 투표라도 합시다

김민(동시통역사, 시사평론가)








세상살이에서 결코 혼자서 살지 않는 한, 우리는 크고 작은 공동체 안에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고 가장 좋은 방향을 찾아 조율 및 합의에 도달하게 된다.

같은 부모 아래서 나온 형제 사이에도 제 각각의 가치관과 이견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대의민주정치에서 선거라는 것을 통하여 간접적으로나마 민주주의에 참여하게 된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정치행위가 있지만, 그 정치행위의 목록이 아무리 광범위하다고 해도 역시 그 중에서 투표는 가장 일상적인 정치참여의 형태로 현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요즘 대학생들과 젊은 세대를 보면 대체적으로 선거와 투표에 대한 관심이 기성세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덜한 것 같다. 선거와 투표에 대한 관심과 적극성이 과연 세대 간의 문제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정치풍토 및 문화에서 오는 현상인지 가끔 고민해 볼 때가 있다.

생각과 방향과 시각의 차이, 안정에 가치를 두느냐 도전하면서 위험을 감수하느냐, 모든 일에는 반드시 양면성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요즘은 디지털 시대인 동시에 미디어 세상이다. 사람들은 주로 가시화된 것들에만 관심을 가지게 되며, 눈에 당장 보이지 않는 비전이나 목표 지향적인 일은 외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눈에 보이는 것은 누구나 쉽게 믿을 수 있다. 누구나 말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에 대한 통찰력과 선견지명(先見之明)이 때로는 우리들의 삶을 더욱 깊이 있고 가치 있게 인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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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이 불과 코 앞이다.

이미 입후보한 출마자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고, 자신이 속한 정당과 자신과 타 후보와의 차별성을 두기 위하여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선거란 의무가 아니고 권리이다. 선거권이 있다는 표현을 하지 선거의무가 있다고 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여기에는 자유가 있지만 동시에 민주주의로부터의 이탈도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나라. 그리고 우리들이 살아가야 할 암묵적인 동의가 바로 선거인데, 그런 권리를 포기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처사이다.

우리들의 삶의 방향과 지침 및 약속들…. 그리고 다음 세대인 소중한 우리 자녀들의 미래와 결부된 선택을 하는 행위인데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동체와 공동이익을 위한 권리와 선택. 그 결과가 내 자신과 우리 후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권리. 여기서 우린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지금 우리가 변하지 않는 한 우리 자녀들의 인생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자녀들은 부모들의 삶을 대부분 답습하게 된다. 아무리 선택의 문제이며 권리 중 하나인 투표라지만, 국가라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들의 삶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일인데 우리 스스로 우리의 의견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부모로서의 자격도 스스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어떤 부모라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만을 물려주려고 한다. 범법자도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선한 것만을 물려주려 하고, 심지어 금수(禽獸)들도 새끼들에게는 좋은 먹이 즉 유익한 것만을 물려주려고 한다.

하물며 우리는 사람이다. 또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그러한 민주주의에서 소수의 정치집단이 아닌 대부분의 국민들이 가장 직접적인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간접민주주의의 하나인 바로 선거참여이다.

선거에 관심이 없다든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지 선거에 대한 한 번의 기권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현재의 삶과 우리에게 주어질 미래에 대한 기권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현실정치가 아무리 멀미나고 지겹고 식상하여도 우리는 좀 더 넓게 우리들의 삶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 선거와 투표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눈에 보이는 것을 믿는 것은 상식이고,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이 비전이다”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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