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장애인·기업 함께 꾸는 건강한 꿈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얼마 전 JTBC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뉴질랜드 대표로 나온 외국인이 자국에서는 수화가 공식 언어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그는 “뉴질랜드는 장애인을 배려할 줄 아는 나라이기 때문에 수화를 공식 언어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수화를 공식 언어로 채택한 나라는 뉴질랜드만이 아니다. 스웨덴·덴마크 등 상당수의 유럽 국가도 이미 수화를 공식 언어로 삼고 있다. 그럼에도 “수화가 공식 언어”라는 발언이 이슈가 된 것을 보면 우리에게 그만큼 낯선 풍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장애인의 90%는 사고·질환 등 후천적 요인으로 장애를 입은 사람들이다. 이는 누구나 다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장애를 ‘나와 상관없는 일’로 여기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장애인의 삶, 특히 장애인 고용 현실은 여전히 척박하다. 법으로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인 민간 기업의 경우 전체 인원의 2.7% 이상을 장애인으로 채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기업이 많다. 대기업일수록 특히 그렇다. 3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1.9%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4월을 ‘장애인 고용 촉진 강조기간’으로 정해 장애인 고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 우수 사례를 나누고 장애인 고용에 기여한 이들을 포상하는 ‘장애인 고용 촉진 대회’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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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애인 고용 촉진 대회의 주제는 ‘꿈을 향한 도약’이다. 장애인은 ‘자립’이라는 꿈을, 사업주는 ‘기업 발전’이라는 꿈을 갖고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장애인 고용 촉진 대회에서는 장애인 고용의 가치를 알아보고 실행에 옮긴 기업이 소개된다. 국내 최초로 발달장애인 호텔리어를 채용하며 레저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장애인 일자리를 만든 기업 대표, 장애인 바리스타를 채용하며 장애 친화적 커피 전문점을 만들어온 기업 대표 등 장애인 근로자와 함께 꿈을 꾸며 도약하는 기업들이 수상의 기쁨을 누린다.

산업 현장에서 성실히 일하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 장애인 근로자의 사연도 함께 나눈다. 장애인으로 다른 장애인들이 관광지를 편히 둘러볼 수 있도록 장애물 없는 관광 환경을 만드는 데 이바지한 수상자 등 장애인 근로자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소개된다. 그뿐 아니라 장애인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쓴 유공자들도 만나볼 수 있다.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주춧돌을 놓은 이들을 보며 작은 희망을 발견한다.

뉴질랜드의 장애인 정책이 우리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듯 우리도 언젠가는 장애인 고용으로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계 어느 나라 보다 앞선 ‘장애인 고용 선진국’임을 자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 장애인 고용 촉진 대회에서 수상한 기업과 장애인들을 보며 그런 일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다. 장애인 고용 촉진 강조기간인 4월, 이러한 ‘꿈을 향한 도약’에 많은 이가 함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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