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POWER INTERVIEW]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KISTI는 오픈 사이언스 시대의 R&D 파트너





“선도형 R&D를 위한 든든한 파트너,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국가 과학기술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라는 비전 아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을 다시 한 번 도약시키려 합니다.” 한선화 원장은 그동안 KISTI가 주목할 만한 외적 성장을 이뤘다면서 이제는 내부적 역량 강화와 성장 잠재력 제고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뤄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또한 수준 높은 연구가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연결되고, 미래 서비스 영역을 도출하며, 이를 사용자가 활용해 연구와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연구개발 미션 수행에도 주력할 방침임을 피력했다
.

Q. 작년 9월 취임 이후 국가 과학기술의 CIO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하신바 있습니다.


정보의 홍수라는 말이 우스워질 정도로 정보를 담은 데이터의 양이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이제 효과적인 연구개발(R&D)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보를 수집·가공·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이른바 ‘데이터 큐레이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KISTI는 현재의 과학기술 정보서비스를 미래 과학기술 정책과 R&D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의사결정자(Decision-Maker)’로 업그레이드할 방침입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분석형 정보융합서비스를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변화가 적용되면 특정 분야에서 빈번히 인용되는 고전적 자료부터 최신 자료까지 동일 분야 연구자들이 가장 많이 본 자료들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논문 정보뿐만 아니라 특허와 관련된 국가 R&D 사업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으며, 단순 정보 검색에서 업그레이드된 분석 정보가 함께 제공됩니다. 이처럼 많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게 되면 연구자들은 짧은 시간안에 자료를 찾아 연구 능률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Q. 지난해 KISTI의 대표적 성과를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지난해 KISTI는 세계 최초의 국가R&D정보 KISTI는 오픈 사이언스 시대의 R&D 파트너 지식포털인 ‘국가 과학기술 지식정보 서비스(NTIS)’를 카자흐스탄에 수출했습니다. 카자흐스탄 국가R&D 정보 관리시스템의 모델로 NTIS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파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과학 기술력을 개발도상국으로 확산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KISTI의 대표 서비스 중 하나인 슈퍼컴퓨터 활용 중소기업 지원사업도 지난해 슈퍼 컴퓨팅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IDC HPC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했습니다. 지금까지 420건 이상의 슈퍼컴퓨터 M&S(Modeling & Simulation)를 지원해 60% 이상의 제품 개발시간 단축과 약 75%의 개발비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덧붙여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분산 컴퓨팅네트워크(WLCG)의 최상위 데이터 센터로서 10Gbps급 가속기 데이터 전용망을 구축, 국내 과학자들이 기존보다 10배 빠르게 가속기의 원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바 있습니다.

Q. 슈퍼컴 5호기 구축 상황은 어떻게 진행 되고 있습니까?

KISTI는 지난 2008년 도입된 국가 슈퍼컴퓨터 장비의 노후화와 급증하는 슈퍼컴퓨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적 수준의 국가 슈퍼 컴퓨팅 인프라, 즉 슈퍼컴퓨터 5호기 구축 사업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올해 시스템을 설계해 오는 2017년말 구축을 완료하는 것이 기본 계획입니다.

4호기의 경우 주로 연구목적에 활용됐지만 5호기는 이공학적 연구에 더해 산업체의 제품설계,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딥러닝, 제품설계 가시화 등 다양한 응용분야로 활용처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Q. 국가 현안 및 사회적 이슈의 해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KISTI는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 곳입니다. KISTI가 보유하고 있는 슈퍼컴퓨터와 데이터 처리기술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국가·사회적 현안과 이슈를 해결하는 연구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적 목표입니다.

이와 관련 지난해 KISTI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의 협업을 통해 인공위성 영상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적조를 탐지하는 모델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KISTI의 지원에 힘입어 이 모델은 과거보다 14배 이상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600TB에 이르는 퇴행성 뇌질환 연구 데이터 저장소를 구축하고, 유전체 분석 파이프라인을 개발함으로써 암과 치매 등 질병을 연구하는 기관들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Q.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작년 10월 대전에서 개최된 세계과학정상회의에서 ‘오픈 사이언스(Open Science)’가 과학기술계의 새로운 어젠더로 부각됐습니다. R&D의 개방과 협력을 골자로 하는 오픈 사이언스는 협력 연구와 연구 데이터, 연구 성과라는 3대 요소가 매우 중요합니다.

KISTI는 이 같은 오픈 사이언스 시대의 ‘R&D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초고성능 컴퓨팅 및 첨단 연구망 환경을 기반으로 R&D 협업 플랫폼 에디슨(EDISON)과 개방형 연구 협업 환경(COREEN) 등을 개발해왔습니다. 연구 데이터의 공유와 활용을 위한 각종 법제도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NTIS와 국가과학기술정보센터(NDSL) 등은 연구개발 정보를 공유하고 개방하는 오픈 사이언스의 대표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KISTI는 우리나라의 오픈 사이언스 생태계가 한층 발전할 수 있도록 현재의 인프라와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입니다.

Q. 창조경제타운 운용을 통한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 성과는 어떻습니까?

창조경제타운은 대한민국의 사업 아이디어 플랫폼입니다. 창조경제의 주역인 벤처·중소기업들과 일반 국민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적 역할입니다. 누구나 온라인을 통해 아이디어를 낼 수 있으며,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거쳐 사업화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3만건에 가까운 아이디어가 제안 돼 7,000건 정도의 사업화 지원이 이뤄졌습니다. 총 7개 단계로 나눠 시제품 제작과 마케팅 전략 컨설팅, 수요 기업 매칭 등 다방면에 걸친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함으로써 아이디어 제안자들이 더욱 효과적인 사업화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중에 있습니다.



Q. 2009년 출 범한 과 학기술정보협의회(ASTI)의 성과도 궁금합니다.

과거 ASTI는 주로 지역별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되다 보니 새로운 가치의 창출에는 일부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ASTI를 전국 중심의 산업별 가치사슬(value-chain)형 지식 생태계로 발전시켜나가고 있습니다.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재편하면서 산업별로 다양한 세부 분야의 기업과 전문가들이 교류할 수 있어 더 많은 시너지 효과가 예견됩니다.


참고로 작년 11월 최초의 밸류 체인 기반지능형 자동차부품 지식연구회가 발족됐습니다. 자동차 부품과 소재 분야의 3개 대기업,100여개 중소기업이 참여해 동반성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지식연구회에서는 대기업의 관심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전문가 그룹과 중소기업이 머리를 맞대 시장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템을 발굴하게됩니다. 그러면 세부 분야별로 시장의 경쟁상황·성장 가능성·위험 수준 등을 분석한 뒤 사업성 있는 아이템을 선별해 중소기업 중심의 사업화를 추진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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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장기적 관점에서 KISTI 발전을 위한 궁극적 포부와 철학이 있다면?

작년 9월 원장에 취임하면서 직원들에게 KISTI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세 가지 경영 철학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먼저 인력 구조 재편과 내부 역량 강화를 통해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내적 성장입니다. 두 번째는 성공하는 R&D 조직의 운영입니다. 스위칭형 양손잡이 조직을 운영해 연구·개발·서비스가 선순환하는 풍토를 자리 잡게 만들고 싶습니다. 끝으로 책임지는 조직, 활기찬 조직으로 이끌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활기찬 직장문화 속에 수평적인 소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Q. 여성과학자로서 후배 여성과학자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기회와 준비’를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능력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능력을 크게 어필할 기회를 가질 수 있는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항상 자신에게 투자하며 준비해야 합니다. 주어진 분야에 대한 성실함과 성과창출은 두말할 나위 없이 필수적인 사항입니다.

이와 함께 사회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서 자신의 전문분야 이상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봅니다. 다양한 사회 소식들을 보는 것은 거시적인 사고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선화 원장 프로필

학력

1978 ~ 1982 한양대 화학공학 학사

1985 ~ 1987 성균관대 정보공학 학사

1987 ~ 1989 카이스트 전산학 석사

1989 ~ 1997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

경력

1998 ~ 현재 공주대, 충남대 초빙강사

1997 ~ 2000 연구개발정보센터 선임연구원

2001 ~ 2005 KISTI 해외정보실 실장

2004 ~ 현재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

2006 ~ 2006 KISTI 지식정보센터 센터장

2007 ~ 2008 KISTI 정보기술개발단 단장

2008 ~ 2011 KISTI 정책연구실 실장

2011 ~ 2012 KISTI 선임연구본부장

2013 ~ 2014 KISTI 첨단정보연구소 소장

2014 ~ 현재 KISTI 원장

WLCG - Worldwide LHC Computing Grid.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팀/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안재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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