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모던 씨크 명랑>1927년 비누광고 "머리는 열흘에 한번"

■김명환 지음, 문학동네 펴냄





1927년 2월 일간지에 실린 비누 광고에는 “모발을 세(洗)함”이라는 카피가 달렸다. 이어 “위생상으로나 미용상으로나 남자들은 3일에 한 번, 여자들은 10일에 한 번은 (머리 감기가) 꼭 필요”하다는 권장의 글이 덧붙었다. “포드 모델 T자동차가 남대문 앞을 달리고 하이칼라 머리의 ‘모던 뽀이’들이 ‘모던 껄’들과 ‘아이스고히(커피)’를 마시던 시대에도 몇 달씩 머리를 감지 않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 사실은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저자는 조선의 관습과 현대적 문물이 공존하던 일제강점기의 시대상을 신문광고를 통해 탐험하기 시작했다. 책은 1920년부터 1940년까지 20여 년간 발행된 신문 6,000여 부의 광고면들을 정성스레 뒤진 노력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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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은 기사면에서는 볼 수 없던 대중의 은밀한 사생활은 ‘튼튼하고 육감적’이라는 삭구(콘돔)광고나 ‘꽃 같은 미인이 아주 빨가버슨 대 진(珍)품’이라며 노골적으로 표현한 나체 사진집 광고에서 짐작할 수 있다. ‘슬쩍 치면 꿀맛 됩니다’고 유혹하는 조미료 광고는 예나 지금이나 요리 하수는 고민이 컸음을 짐작게 하고, 오늘날의 기능성 분유와 달리 당시의 분유 광고는 성인 남녀들에게도 ‘보건용 음료’로 마시자고 제안하는 배고픈 시절이었음을 얘기해 준다. 1만6,5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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