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1분기 성장률 6.7% 그쳤지만...경기 바닥론 모락모락

성장률 지표 예상치 부합하고

3월 소매판매·생산 등 호전

"V자형 회복" 장밋빛 전망도

부실채 늘고 제조업 부진 여전

금융시장선 아직 신중론 우세





지난 1·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6.7%를 기록해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6.8%)보다 낮아진 수치로 중국 경제의 둔화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다만 성장률 지표가 시장의 사전 예상치에 부합하는데다 3월 소매판매·산업생산·고정자산투자 등이 시장의 예상을 넘어섬에 따라 중국 경기가 바닥권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제조업 부진과 부실채권 문제가 여전한 만큼 추가적인 지표를 확인하기까지는 경기 판단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잇따른 중국 경제 회복 시그널= 중국국가통계국은 15일 중국의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6.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1·4분기(6.2%) 이후 7년 만의 최저 수준이지만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6.5~7.0%)를 벗어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1·4분기 GDP 성장률이 올해 목표치의 커트라인을 넘어선 데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밑받침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월 고정자산투자가 시장 예상치(10.4%)를 넘어 10.7% 증가한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노력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연초 중국 증시와 외환시장이 흔들리면서 경착륙 우려가 커지자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고 3%의 재정적자 정책을 발표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에 나선 게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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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의 탈출구로 중국이 내수에 방점을 두면서 3월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었다. 소비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승용차 판매대수는 지난달 206만대를 기록해 1년 전보다 9.8% 증가했고 1·4분기 부동산투자도 6.2% 늘어 지난 1년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3월 산업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8% 증가해 시장 예상치(5.9%)를 크게 넘어섰다. 앞서 13일 중국 해관총서는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수출이 3월 11.5% 증가해 9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고개 드는 중국 경제 바닥론=이처럼 호전된 경제지표가 잇따라 공개되자 중국 당국자들은 경제에 대한 낙관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전날 미국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서 “중국 경제는 건강하다”며 “올해 미국 경제가 2% 수준으로 성장한다면 중국은 6.5~7.0%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기관들도 최근 들어 경제회복에 무게를 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국영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중국 경제가 1·4분기에 바닥을 찍고 2·4분기부터 성장폭을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의 가파른 회복을 예고하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는 지난달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중국 경제가 이미 바닥을 쳤으며 부동산 부문의 회복에 힘입어 U자형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BNP파리바의 천싱둥 수석연구원도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는 끝났다”면서 “V자형 회복 또는 U자형 회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아직 신중론이 우세=다만 대다수 글로벌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중국의 성장 모멘텀이 떨어지고 있는 점을 우려하며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제조업 부진이 여전한데다 철강·석탄 분야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의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고 은행도 무수익여신(NPL) 급증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국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를 돌파하는 등 중국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이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2월 말 중국 은행들의 부실채권 금액이 2조위안에 달할 정도로 커지자 금융당국은 부실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극단적인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은행들의 신규 위안화 대출도 전월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1조3,700억위안(약 242조7,366억원)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처럼 은행 신용대출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과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둥타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의 적극적인 유동성 확대정책 덕택에 1·4분기 경제가 안정세를 보였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만으로 이 같은 안정 추세가 유지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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