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반기문 총장, 美 연수 중 망명 중인 'DJ 동정' 보고, 파장일듯

차기 대권잠룡으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980년대 외교부 공무원으로 미국 연수 시절 당시 미국에서 망명생활 중이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상부에 보고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17일 외교부가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30년 만에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1985년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연수중이던 반기문 당시 참사관(과장급)은 미국의 학계·법조계 인사 130여 명으로 구성된 ‘김대중 안전귀국 보장 운동’이 김 전 대통령의 안전 귀국을 요청하는 연명 서한을 전두환 당시 대통령 앞으로 보낼 예정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뒤 주미 대사관에 보고했다.


반 총장의 보고 내용은 ‘김대중 동정’이라는 제목의 전보로 외교부 장관에게 까지 보고됐다.

반 총장은 당시 외교부 소속이긴 했지만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연수하던 시절로 현업에서는 물러나 있는 상태였다.


이 시기 김 전 대통령은 전두환 신군부 정권의 대표적 공안조작사건인 내란음모사건으로 수감 생활을 하다 1982년 말 신병치료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망명 생활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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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서 등에 따르면 당시 전두환 정부는 김 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하게 감시했는데 반 총장 역시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연수생 신분임에도 적극적으로 김 전 대통령의 동정을 파악해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 총장은 김 전 대통령의 귀국 직전인 같은해 1월30일에도 김 전 대통령과 관련 정보를 한차례 더 보고했다.

주미대사관측이 1985년 1월30일 외교부 장관에게 보낸 ‘김대중 동정’ 전보에는 “하버드에 연수 중인 반기문 연구원이 보내온 85.1.23자 The Harvard Crimson 지의 김대중 관련 보도를 별첨 송부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비밀문서는 외교부 외교사료관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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