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외교문서 공개] 반 총장, 1980년대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동향 보고

1980년대 외무부 참사관 근무 중 주미 한국대사관에 보고

美, 김대중 전 대통령 귀국 후 신변에 촉각

당시 외무부 참사관이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언급된 지난 1980년대 외교문서.   /사진제공=외교부당시 외무부 참사관이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언급된 지난 1980년대 외교문서. /사진제공=외교부




지난 1980년대 중반 당시 외무부 참사관으로 미국 하버드대에 연수 중이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에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동향을 입수해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외교부가 17일 공개한 1980년대 외교문서에 따르면 1985년 1월7일 유병현 주미 한국대사는 이원경 외무장관에게 미국 학계·법조계 인사 13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 ‘김대중 안전귀국 보장 운동’이 김 전 대통령의 안전 귀국을 요청하는 연명 서한을 전두환 당시 대통령 앞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전문을 통해 보고했다. 유병현 대사는 반기문 참사관이 이 같은 내용을 하버드대 교수로부터 입수해 주미 한국대사관에 알렸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관련기사



당시 미국 정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귀국 후 신변처리 문제가 자국 여론에 미칠 영향을 주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폴 울포위츠 당시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1월4일 유병현 대사와 만나 “김(대중)이 귀국 후 재수감되면 미국 정부는 의회로부터 대단히 거센 압력과 언론의 성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울포위츠 차관보는 국무부가 김 전 대통령을 면담할 경우 “선거 전 귀국이 현재의 한국 내 정치 발전, 민주 발전에 저해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김일성 북한 주석이 1980년대 초반 노로돔 시아누크 전 캄보디아 국왕에게 “소련(러시아)은 믿을 수 없고 중공(중국)은 믿지 않는다”고 발언한 사실도 드러났다. 냉전 시기 소련·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경계했던 북한의 속내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당시 주한 미국대사관의 몬조 공사는 1980년 3월4일 박쌍용 외무부 정무차관보와의 면담에서 “최근 홀브룩 차관보와 시아누크의 면담 내용”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몬조 공사는 시아누크 전 국왕이 김일성에 대해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며 목 뒤의 혹은 눈에 띌 정도로 크다”고 언급한 사실도 소개했다. 시아누크 전 국왕은 1970년 쿠데타로 실각한 후 북한에서 망명생활을 하면서 김일성 주석과 의형제를 맺을 만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경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