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호남 방문 추진이 알려지면서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정계은퇴 압박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특히 ‘반문재인’ 정서로 호남에서 고전하다 당선된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 전 대표의 정계은퇴’ 압박이 확산되고 있다.
김성수 대변인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가 가급적이면 이번주 안으로 (호남에) 가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호남에서 참패를 당한 더민주 지도부가 호남을 방문해 민심을 달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호남 지역 의원들은 문 전 대표가 스스로 정계은퇴를 하거나 더민주 비대위가 압박해 관철시켜야 호남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총선 전 광주를 방문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사실상의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총선 결과 호남에서 참패했지만 더민주가 새누리당보다 1석 많은 1당이 되면서 문 전 대표에 대한 정계은퇴 논란은 사그라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더민주 비대위의 호남 방문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문 전 대표의 정계은퇴 논란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의 이개호 당선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더민주가 호남에서 참패를 한 이상 더민주 중진들이 (문 전 대표에게) 정계은퇴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 익산갑의 이춘석 당선자 역시 “비대위에서 어떻게 하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본인(문재인 전 대표)이 잘 판단해야 할 문제다. 본인이 여러 차례 언급한 부분이 있지 않느냐”고 사실상 문 전 대표의 정계은퇴 결단을 요구했다.
이개호·이춘석 당선자는 비대위 명단에 포함돼 18일로 예정된 비대위 첫 회의에서 문 전 대표의 정계은퇴 논란이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개호 당선자는 “호남에서 당선된 의원이 세 명밖에 없는데 각자의 지역이 정리되면 우리끼리 모여서 의논을 할 계획”이라며 호남 의원들이 공동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남 민심을 지켜보겠다는) 그런 말이 호남 사람들을 더 자극하고 있다”며 “진짜 잘못했다고 말해야지 뭘 더 기다린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