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외환거래 30분 연장…국제 연동효과 기대, 변동성은 커질 듯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연장

정부가 서울외환시장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원회가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외환시장 연장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주식시장 거래시간을 오전9시~오후3시에서 오후3시30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주요 해외 주식시장이 6시간30분∼8시간30분의 거래시간을 유지하는 데 반해 국내 증시의 거래시간은 6시간에 그친다.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주식매매가 늘어나고 아시아증시와 중첩되는 시간이 길어져 국제적 연동효과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외국인투자가들이 달러를 원화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할 외환시장 거래시간도 연장돼야 한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또 정부는 한국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외환 거래시간을 늘려 외국인의 원화 환전 편의성을 높이는 게 지수 편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상반기 중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 방안을 발표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시행할 계획이다.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은 지난 2004년 1월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정부는 오전9시30분부터 정오, 오후1시 30분부터 4시30분 등 하루에 총 5시간30분이었던 외환시장 개장을 오전9시부터 오후4시까지 총 7시간으로 확대한 바 있다. 2005년 3월부터는 폐장시간을 1시간 앞당겨 지금의 오전9시~오후3시 거래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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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그동안 서울외환시장 폐장 이후 중국·일본 등의 이슈가 터지면서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출렁인 경우가 많았다”며 “폐장시간이 30분 연장되면 그런 움직임이 고스란히 서울 환시 개장 중에 반영돼 환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환 변동성이 커질 경우 각 경제주체들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가뜩이나 일본 엔화 강세,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환율이 요동치며 고통받는 수출입 중소기업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IBK기업은행 산하 IBK경제연구소가 170개 수출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1%는 올해 환율 변동성이 지난해보다 클 것으로 예상한 반면 환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는 기업은 44%에 그쳤다.

반면 금융사들은 외환 거래량이 늘며 수수료 수입이 증가하고 외환선물 회사들도 환차손 헤지 수요가 늘며 수익이 높아질 수 있다. 과세당국 입장에서도 거래량이 늘면 관련 세수가 늘어나 긍정적이다. 이대호 연구원은 “외환 거래량이 지금보다 10%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거래시간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반드시 변동성을 키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래주체가 늘어나도 거래량 자체가 증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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